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공천권 삼권분립이라는 혁신안을 내놨지만 당내 분위기는 부정적이다. 8월 중 연달아 발표 계획을 잡았지만 일각에서는 해당 혁신안이 제대로 적용되기 어렵다는 평가다.
23일 쿠키뉴스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혁신위는 제8차 회의를 통해 개혁안을 논의했다. 개혁안의 핵심은 공천권의 분립과 윤리위 권한 강화 등이다. 공천관리위원회의 기능에서 공천관리권한 등을 분립해 윤리위가 이를 담당하도록 만든다는 방침이다.
또 윤리위 독립성 강화를 위해 윤리위원장 임기를 1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각 윤리위원들의 자격 요건을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최재형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22일 혁신위 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공관위로 일원화 됐던 공천 기능 중 부적격 심사에 관한 기능을 분산해 윤리위에 부여하는 방안을 채택했다”며 “그와 함께 윤리위 독립성 강화를 위해 윤리위원장 임기를 1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중앙윤리위 위원장과 윤리위원 임명절차를 상임 전국위원회 추인을 받도록 하는 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혁신위를 둘러싸고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해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혁신위는 징계로 인해 내홍의 핵심이 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만든 단체기 때문이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혁신위 해체에 대해 일축하며 당내 여론을 의식한 듯 논쟁이 되는 혁신안 다듬기를 주문했다.
안 의원은 지난 17일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에 출연해 “비대위와 함께 혁신위원회가 병립하는 현실은 이상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혁신위를 해체하고 비대위 단독 체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안 의원에게 “혁신위를 흔들지 말라”고 반발했다.
주 비대위원장은 지난 18일 비상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와 혁신위는 각각의 활동공간이 있고 혁신안을 좋은 것을 내면 비대위에서 승인하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혁신위가 빨리 이를 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 19일 최 혁신위원장을 만나 “혁신 안건 중 쉽게 합의할 수 있는 것부터 먼저 정리하고 논쟁적인 혁신안은 다듬어서 2단계로 제시하는 게 어떠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혁신위 관계자는 22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혁신위 논의 내용을 모두가 다 동의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논쟁 없는 혁신안은 사실 죽은 혁신안이다. 또 우리가 지금 봤을 때 해당 혁신안이 그렇게 파격적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당 관계자는 같은 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당내에선 혁신위 논의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이준석 전 대표의 마지막 유산이라고 생각하는 거 같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혁신위가 어떤 안을 내놓더라도 당 지도부와 차기 지도부는 이를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학교 특임교수는 22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혁신위가 지금 어떤 안을 내놓더라도 당 지도부는 이를 부담스러워하고 반대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지도부나 권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올해까지만 운영되는 혁신위가 발표를 해도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년 1월에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되는 지도부가 과연 혁신안을 제대로 반영할 것이냐에 대해선 회의적이다”라며 “혁신위의 활동 결과가 무의미해질 거 같다”고 전망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