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 공간 메타버스를 통한 대학생들의 활동이 날로 활기를 띄고 있다. 

대학교 자체에서 메타버스 캠퍼스를 운영해 동아리 활동, 강의를 도모하는 한편, 학생들도 아바타를 통해 소개팅이나 취미 생활을 즐기는 모습이다. 

대학가, 메타버스 도입…학교 관심 높이고, 영재도 키우고

30일 영지전문대학교는 게이미케이션(Gamification) 메타버스 캠퍼스를 오픈했다. 게이미케이션이란 게임적 사고와 게임기법을 활용, 문제를 해결하고 몰입감을 주는 과정을 뜻한다. 일반적인 메타버스에 몰입감과 재미를 더해주는 게임 요소를 가미한 것이다.

게이미케이션 메타버스 캠퍼스는 대학 캠퍼스 전체를 메타버스로 구현하고, 여기에 현실에 없는 고가도로를 메타버스 캠퍼스 전역에 설치, 가상캐릭터가 자동차를 타고 캠퍼스를 둘러볼 수 있게 했다. 고가도로 곳곳에는 장애물 등을 설치, 게임적 재미 요소를 추가해 사용자들이 캠퍼스 투어를 즐기게 했다.

학교 측은 9월 5일부터 23일까지 재학생을 대상으로 메타버스 캠퍼스 레이싱 투어 대회를 열고 기록을 세운 학생들에게 상품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같은 날, 경북도는 대학의 메타버스 동아리 연합회와 협업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업으로 해외 2개 등 17개 대학 메타버스 관련 동아리로 구성된 연합회는 경북도의 메타버스 조성에 들어간다. 경북도는 메타버스 안에서 청년 메타버스 창작 페스티벌과 국제 청년 메타버스 콘퍼런스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순천향대학교는 2년 연속 메타버스를 통한 취업 상담 및 정보 공유, ‘소담소담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페스티벌에는 재학생을 비롯한 지역 청년들이 참여했으며 그 중에서도 구직활동의 어려움, 자신의 문제점 등을 고려한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는 ‘MZ 세대에게 필요한 알쓸신JOB!’ 부스가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대학생들, 대면 어렵다면 가상 만남으로 ‘짝’ 찾기도

대학가에서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는 메타버스는 일찍이 대학생들의 놀이터이기도 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대면 만남이 어려워지자 메타버스 내 소개팅·미팅이 등장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메타버스 플랫폼 ‘슬라이드 싱글타운(이하 싱글타운)’이다. 싱글타운은 나만의 아바타를 생성해 원하는 상대와 일대일 또는 다대다 실시간 음성 채팅을 즐길 수 있다. 심지어 레스토랑, 해변, 클럽 등을 모티브로 한 공간이 마련돼 있어, 현실보다 이색적인 만남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싱글타운은 ‘연애 성향 밸런스 게임’, ‘2022 신년 연애운: 무엇이든 물어보살’ 등 이벤트를 마련하거나 OX게임, 마피아 게임, 가족오락관 코너 등을 통해 젊은 세대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이를 토대로 한 예능도 나왔다. JTBC 신개념 소개팅 예능프로그램 ‘러브in’은 3일간 메타버스를 통한 아바타 소개팅 후 실제 만남을 통해 진정한 인연을 찾는 모습을 그려낸다. 이는 ‘외면’을 배제하고 내면에만 집중할 수 있는 소개팅이라는 취지에 더불어 요즘 젊은 세대의 소개팅 트렌드를 반영한 예능 프로라고 볼 수 있다. 

‘성추행’ 등 부정적 이면도…관련 범죄 예방책 필요

하지만 가상공간 이면에는 부정적인 부분도 있다. 아바타 간 만지거나 더듬는, 혹은 특정 행동을 반복하게 하는 유사 성범죄 사례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제재할 법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난 6월 22일 네이버 지식인에는 ‘아이가 온라인 성추행을 당했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쓴이는 “딸아이가 종종 로블록스를 하는데 여기에서 어떤 남자에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아이 아바타에다 대고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행동들을 하고, 아이로 하여금 음란한 이야기를 꺼내게끔 집요하게 유도하는 등 어린아이 상대로 입에 담지도 못할 추잡한 짓들을 했더군요”라며 상황을 설명했다.

대검찰청이 지난 4월 발간한 범죄동향 리포트에서도 코로나19 이후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2019년 1455건, 2020년 2071건, 2021년 5102건으로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메타버스 성범죄는 통신매체이용음란죄 등 적용되는 현행법의 한계가 있어 가상공간에서 이뤄진 권리침해 행위를 모두 포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의원은 지난 7월 27일 메타버스 내 성범죄 및 스토킹에 대한 처벌 조항을 마련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핵심 내용은 메타버스 내 가상공간에서 다른 사람의 아바타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행동을 하거나, 타인의 아바타를 스토킹하면 징역 1년 이하 혹은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것이다.

또한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1일 ‘메타버스 내 성범죄 실태와 대책’을 주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신 의원은 “기술의 발달로 메타버스 내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유형의 성범죄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비롯한 이용자들을 보호하는 데에는 기존의 법체계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날 토론회를 통해 산업계와 법조계,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메타버스 등 온라인 플랫폼 공간에서 발생하는 성범죄 실태를 파악하고, 추후 필요한 입법과제와 정책 방향을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