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국을 상륙하자 용산 대통령실에서 철야로 상황을 보고받으며 대책을 지시했다. 지난달 8일 중부지방의 기록적 집중호우 때 자택 상황 지휘로 논란이 됐던 것과 달리 위기관리 대응 능력이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5일부터 대통령실에서 24시간 비상근무를 하며 상황을 보고받고 대응을 지시했다. 특히 각 지자체, 행정안전부, 기상청, 관계부처 등과 상황을 공유하며 필요한 지시를 내렸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6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날 밤 9시 30분과 11시 40분에 집무실과 위기관리센터에서 심야 점검회의를 열었다”며 “태풍 상륙과 피해 상황을 보고 받고 필요한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점검회의에서 각 광역단체장에게 힌남노에 대한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하며 관계 부처 장관들에게 주민 안전에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지시했다.
그는 박형준 부산시장에게 “힌남노의 제주 상륙 시간에 예상보다 빨라져 부산 지역은 만조 시간과 태풍 상륙 시간이 겹칠 우려가 있다”며 “갑작스러운 침수 사고에 대비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오영훈 제주지사에겐 “인명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겐 “경찰 24개 기동부대가 사전 순찰을 시행 중인 걸로 안다”며 “지자체 공직자들과 협조해 취약지대 피해를 살펴달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철야 근무 이후에도 힌남노 피해 복구를 위해 각 부처를 살피고 있다. 그는 7일 오전 용산대통령실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실시간 구조 상황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경북 포항에서 침수된 아파트 지하 주차장 실종자 구조 및 수색 작업에 전력을 다할 것을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8일 중부지방 호우피해 당시 자택 상황 지휘로 논란이 됐던 모습과 확연히 다르다. 윤 대통령은 당시 수도권 지방이 집중호우 피해를 받는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아닌 자택에서 재난대응을 해서 많은 비난을 받았다.
전문가는 윤 대통령의 위기관리에 대해 비판점을 수용하고 수정하는 측면에서 학습효과가 뛰어나다고 바라봤다.
황태순 정치 평론가는 7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비판받는 부분에 대해 즉시 수용하고 수정한다”며 “굉장히 학습효과가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수도권 집중호우 당시 자택 재난대응에 대해 비판이 많았는데 이번엔 용산에서 민방위 복을 입고 철야 근무를 했다”며 “이런 측면에서 (소통에) 노력을 기울이는 거 같다”고 강조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