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학업성취도 평가, 1교시부터 먹통으로 ‘취소’…전교조 “준비 미흡”

고2 학업성취도 평가, 1교시부터 먹통으로 ‘취소’…전교조 “준비 미흡”

고2 전체 3%인 1만323명 대상

기사승인 2022-09-08 08:59:35
교육부. 박효상 기자

처음 컴퓨터 기반으로 실시된 학업성취도 평가가 전산 장애로 전면 취소됐다. 

8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에 따르면 전날 전국 212개 고교에서 고교 2학년생 1만323명을 대상으로 학업성취도 평가가 치러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1교시 국어 교과 평가 시작부터 접속 장애가 발생하면서 평가원이 시스템 복구를 시도했으나 실패, 평가를 전면 취소했다. 

교육부는 “예비시행 테스트와 최종 테스트를 거쳤고, 시행 안전성 제고를 위해 최적화 코드를 8월28일 추가했으나 추가된 코드가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며“고사 실시 지연으로 인한 학교의 학사운영 차질 및 표집평가 환경 일관성 유지 등을 고려해 신속하게 표집평가 종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시기자 평가원 교육평가본부장은 이날 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학교 현장에 혼란을 초래한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평가는 추후 다시 실시키로 했다. 

매년 중3·고2 학생 3%를 표집해 치르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가 컴퓨터를 기반으로 시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육부는 오는 13일부터 예정된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는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희망하는 모든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학급이 컴퓨터 기반으로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를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자율평가 역시 이날 문제를 일으킨 것과 같은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 우려가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날 논평에서 “준비도 안 된 컴퓨터 기반 학업성취도 평가 밀어붙이기”라고 날을 세웠다. 

전교조는 “학교 현장은 오늘 학업성취도 평가를 치르기 위해 수많은 행정업무를 소화해야 했다. 그러나 문제는 정부였다”며 “동시에 다수의 학생이 접속하도록 계획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사이트 폭주로 1교시부터 먹통 사태가 지속됐고 정부는 제대로 조치도 하지 못한 채 결국 2시간 만에 전면 취소됐음을 학교에 알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험을 치르기 위한 교사들의 노고와 학생들의 귀중한 수업 시간은 순식간에 물거품이 됐다”며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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