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 확진자 일별 집계 중단…한국은?

해외선 확진자 일별 집계 중단…한국은?

호주, 주간 보고로 대체…“일일보고 예전만큼 중요하지 않다”
응급의학의사회 “확진자 수 정확도 떨어져”
전문가 “트윈데믹 눈앞…안전불감증”

기사승인 2022-09-14 06:15:05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집계 중단을 결정한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13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확진자 발생히 당분간 서서히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새로운 변이 확산과 같은 큰 변수가 없을 경우 당분간 큰 규모의 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만7309명으로, 1주 전인 지난 6일(9만9822명)보다 4만2513명 적다. 추석 연휴 기간 진단 검사 건수 감소 영향으로 보인다. 

해외 코로나19 유행도 감소세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4일까지 국외 신규 발생자는 423만명(세계보건기구 기준)이다. 최근 4주 연속 줄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호주 언론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코로나19 일일 상황 보고서를 중단하고 앞으로는 매주 금요일마다 주간 상황 보고서를 발표하는 것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일일 상황 보고서는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등의 수치가 담겨있다.

호주 ABC 방송은 마크 버틀러 호주 보건부 장관이 지난 9일 성명을 내 “매일 발표하던 코로나19 상황 보고서를 마감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호주 보건당국은 일일보고가 예전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내선과 호주로 오는 국제선 항공편에서 기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하고, 확진자 자가 격리 기간도 7일에서 5일로 줄이기로 했다.

레이첼 스티븐 스미스 호주 수도 준주(ACT) 보건부 장관은 “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차례 지나갔고 우리는 일일보고가 예전만큼 중요하지 않은 대유행 단계에 이르렀다”면서 “주간 보고를 통해서도 대중이 코로나19 영향과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8주간 전국 확진자수 및 발생률 추이.    질병관리청

남아프리카는 지난 2020년부터 해오던 코로나19 일일보고를 지난달 2일을 마지막으로 공식 중단했다. 남아공 보건부는 코로나19 심각성과 전염성이 감소하고 확진자 수도 줄어들었다면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남아공 보건부는 대신 주간으로 코로나19 데이터를 발표하고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하기로 했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6월 일찌감치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선언하고 감염자 추적, 확진자 수 집계 등을 중단한 바 있다.

일본 역시 집계를 간소화 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일본은 환자 성명, 연령, 연락처 등 정보를 보건소로 제출하도록 한 ‘발생신고’를 고령자, 중증 위험성이 높은 이들에 한정하는 시범사업을 지난 2일부터 미야기, 이바라키, 돗토리, 사가 4개 현에서 시작했다. 의료기관 부담이 높다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이어졌기 때문이다.

또 NHK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코로나19 전수 파악 재검토에 들어가면서 사전에 지정한 의료기관으로부터만 감염자 수를 보고받는 ‘정점파악(定点把握)’을 일부 지자체에서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후생노동성 관계자는 NHK에 “코로나19의 감염법상 위치를 계절성 인플루엔자(독감)와 같은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정점 파악 논의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국내 의료계에서도 이같은 주장이 나왔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지난달 12일 성명을 내고 “누적 확진자가 국민의 절반을 넘어선 상황에서 일별 확진자 수는 어떤 의미도 없다”며 “불필요한 방역 논쟁과 불안을 줄이기 위해 확진자 수 발표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태훈 대한응급의학이사회 정책이사는 “평일과 주말 검사 수에 따라 숫자 정확성이 떨어진다. 앞으로 독감과 코로나19가 함께 유행하는 ‘트윈데믹’도 다가오는데 응급실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지만 답이 없다. 확진자 수에 따라 정책이 유동성 있게 조정되지 않고 있다”면서 “그냥 숫자만 발표하고 마는 의미 없는 확진자 수 발표는 그만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호주와 한국 상황은 다르다. 호주는 겨울철이 지나고 여름을 앞두고 있다. 유행이 감소 추세에 접어들어 그렇게 해도 되겠지만 한국은 트윈데믹이 눈앞에 다가왔다”면서 “최근 다른 선진국에 비해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했을 때 한국만 유일하게 초과 사망(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해 얼마나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는지 나타내는 지표)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확진자수 일일 집계는 가장 기초적인 통계고 과학방역의 근간”이라면서 ”지금 확진자 일일 발표 중단을 촉구하는 것은 안전불감증”이라고 꼬집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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