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으로 옥시 거액 투자” 복지위 질타

“국민연금으로 옥시 거액 투자” 복지위 질타

국민연금, 옥시 본사 레킷벤키저 직접 투자 금액 36억→984억
강선우 의원 “옥시, 국민연금 투자 대상서 빼야”
김태현 이사장 “일반적이지 않아”

기사승인 2022-10-11 13:34:48
국회 의사중계시스템

국민연금공단이 가습기살균제 참사 주범 기업 옥시의 영국 본사 레킷벤키저 투자 확대로 질타 받았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11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감에서 “가습기살균제 참사로 사망한 국민은 1000명이 넘는다”면서 “국민연금이 레키벤키저에 11년 넘게 투자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가습기살균참사가 공론화 된지 벌써 11년째다. 공식 인정된 피해자만 4350명이고 사망자는 1068명에 달한다. 사망자 5명 중 1명은 10대 이하 어린 아이”라며 “전체 사망자 85% 이상이 옥시 제품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여전히 책임 규명도 피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도 하고 있지 않다. 지난 4월 옥시는 전체 보상액 가운데 54%을 분담하는 조정안도 거부했다”면서 “지금까지도 피해자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1000명 넘는 국민 생명 앗아간 기업이고 그 피해 제대로 된 책임 지지 않은 기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에게 물었다.

김 이사장은 “어떤 답변을 원하시는지 모르겠다”고 했다가 강 의원의 계속된 질문에 “바람직하지 못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국회 의사중계시스템.

강선우 의원실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레킷벤키저 투자액은 지난 2011년 186억에서 2016년 1546억원, 그리고 지난 3월 기준 329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기업에 투자할 때 수익성뿐 아니라,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 같은 요소를 고려한다는 ‘책임투자원칙’을 세운 지난 2015년 이후 투자액은 오히려 2배 이상 늘었다.

강 의원은 “국민연금이 레킷벤키저에 직접 투자한 금액만 따져봐도 2011년 36억원이었고 지난 3월 984억원으로 27배가 늘었다”면서 “국민이 낸 보험료다. 가해기업에 투자하는 게 상식에 맞지 않다. 국민연금이 11년 넘게 투자하는 것은 국민 우롱하는 행위라고 생각하는데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질의했다. 김 이사장은 “일반적이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강 의원은 “수익성만 보고 투자하는 것은 윤리성까지 판단해 투자하는 세계 흐름과 어긋난다. 미국, 노르웨이 등 선진국에서는 국민 건강에 해를 입혔다면 투자대상에서 아예 배제한다”고 짚었다.

“국민건강 침해하고 1000명 넘는 국민 생명 앗아간 기업에 대해 국민연금 투자 자체를 제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동의하냐”라는 질문에 김 이사장은 “딱 말씀 드리기 곤란하다”고 애매한 입장을 취하다 결국 “일반적으로는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책임투자원칙이 국내 기업에만 적용된다는 지적에 대해 김 이사장은 “해외 기업에 대한 책임투자원칙도 올해 말까지 마련해 내년부터 적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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