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감염병주의보… 코로나·독감에 메타뉴모까지

영유아 감염병주의보… 코로나·독감에 메타뉴모까지

‘영유아 호흡기 감염병’ 메타뉴모 환자 급증
3년만의 독감 유행주의보… 멀티데믹 현실화하나
전문가 “영유아, 감염이력 없어 확산 빨라”

기사승인 2022-10-12 06:00:31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에 이어 독감(인플루엔자), 메타뉴모(hMPV) 바이러스까지. 영유아 사이에서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많은 영유아가 호흡기 감염병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을 갖고 있지 않아 확산세가 더 빠르다고 분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코로나19 유행 동안 감염병 바이러스가 억제되면서다. 이에 따라 유소아 실내 마스크 해제 논의도 뒤로 미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5476명이라고 밝혔다. 화요일 기준으로 15주만에 최저치다. 재유행 직전인 지난 6월28일(9889명) 이후 신규 확진자가 가장 적었다. 

현재 코로나19 유행은 진정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양한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하며 ‘멀티데믹(multi-demic)’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멀티데믹은 3개 이상의 바이러스가 동시 유행하는 현상을 말한다.

올해는 독감 유행주의보가 예년보다 일찍 발령됐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16일 3년만에 독감 유행주의보를 내렸다. 국내에서는 통상 11월에서 4월 사이 유행했다. 유행 기준인 독감 의심환자 분율 4.9명을 넘어서자 방역당국은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독감 의심 환자 수는 일주일 사이 45% 늘어났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올해 40주차(9월25~10월1일) 독감 의사(의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7.1명이다. 이는 독감 표본 감시를 시작한 2014년 이후 최고치다.

특히 영유아 사이에서의 의심환자 비율이 높았다. 1~6세 연령대의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12.1명이었다. 이는 유행 기준의 2.47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전 주인 39주차(7.9명) 대비 52.2% 증가했다.

여기에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병 중 하나인 메타뉴모(hMPV) 바이러스 환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40주차에 신고된 바이러스성 급성호흡기 감염증 환자 940명 중 메타뉴모 바이러스 환자는 296명(31.5%)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건도 신고되지 않았던 바이러스다.

메타뉴모 바이러스는 6~12개월 사이 유아에서 주로 전파된다. 기침, 발열 등 감기와 유사한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코, 목 등 상기도 감염이 주 증상이지만 모세기관지나 폐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완화됨에 따라 유행 속도가 빨라졌다고 진단했다. 지난 2년간 강력한 방역조치로 인해 호흡기 감염병 바이러스가 억제되며 많은 영유아들이 면역을 갖고 있지 않아 더 빠르게 번졌다고 분석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 거리두기가 완화되며 사람 접촉이 많아지면서 호흡기 감염병 유행 속도가 빨라진 것”이라며 “영유아들은 호흡기 감염병 감염 이력이 없기 때문에 확산이 빠르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부분의 건강한 아이들은 감기로 지나간다”면서 “그러나 6개월 미만 영아, 미숙아, 선천성 심장질환자, 천식, 면역이 떨어진 고령자 등은 호흡기 바이러스 자체로 폐렴이 올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타뉴모 바이러스는 주로 봄에 유행하는 바이러스인데 유행 시기가 이례적”이라며 “2~3년간 유행이 없었던 것이 달라진 유행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해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모임 빈도가 적고 마스크 착용도 철저히 하니 유행이 줄어들었다. 현재는 대부분의 방역조치가 해제되고 자연감염으로 인한 집단면역도 낮아져 독감도 일찍 유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 교수는 “메타뉴모가 전례 없이 유행하고 있다. 여기에 독감, 코로나19 등 다양한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하고 있어 중증으로 번질 위험이 있기 때문에 마스크 해제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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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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