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의 조작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객관적인 증거를 들면서 조작 의혹을 지적했고, 검찰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18일 국회에서 진행된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검찰 면담 후 태도가 돌변한 점과 이례적으로 변호인 접견 등이 여러 차례 제한됐던 사례를 이유로 검찰이 수사 대상을 회유 협박하지 않았느냐는 합리적인 의심을 품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질의에서 현재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중인 유동규 본부장을 언급하면서 “최근 검찰이 유동규씨를 다루는 데 있어서 이상한 흐름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의겸 의원은 “유씨의 변호사 2인이 지난주 금요일에 이어 어제, 오늘까지 유씨를 접견하려고 해도 접견이 안 되고 있다”며 “지난주 금요일에는 심지어 법무부 온라인을 통해 변호인 접견 선언까지 하고 예약 후 구치소를 방문했지만, 검사가 검사실로 유씨를 불러 헛걸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변호사가 서울중앙지검으로 가서 검사와 통화하면서 ‘조사를 하는 거냐 아니면 면담을 하는 것이냐’고 물었고, 이에 반부패 1부 담당 검사는 ‘조사든 면담이든 무슨 차이냐’고 답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변호사가 어렵게 유씨와 통화했지만 전과 달리 유씨의 태도가 돌변해 검사와의 면담에 변호사 참여를 거부했고, 곧 석방될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면서 “그때 만나자”고 말한 점 등을 수사 조작의 또 다른 이유로 들었다.
김의겸 의원은 또 유씨의 동거녀가 면회를 위해 서울구치소를 찾는 게 아닌 서울중앙지검 검사실을 찾았단 사실과 그 목격 사례를 들면서 통상적인 모습은 아니라고도 꼬집었다.
김의겸 의원은 “유씨는 검사로부터 뇌물죄로 엮이면 (징역을) 30년도 살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대단히 위축되고 겁을 내고 있다고 한다”며 “이미 추가 기소가 완료된 가운데 검사가 유씨를 불러 변호인과의 접견을 막는 이상한 상태를 통해 볼 때 회유·협박한 강한 의심이 든다”고 강하게 말했다.
민주당 소속 김남국 의원은 검찰의 이중적인 국정감사 발언 태도를 문제 삼았다. 김남국 의원은 앞서 진행된 김의겸 의원의 질의에 대한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의 답변을 언급하면서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 답변 안 하시는 것 같은데 유동규 사건에 대해서는 피의자 신문조사를 작성했느니 유동규가 석방될지도 모른다느니 등 발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남국 의원은 “기본적으로 변호인의 조력권은 면담·조사 그 형식을 불문하고 만나게 해줘야 하는데 입회하려고 온 변호사에게 직접 대면할 기회 자체를 주지 않았다”며 “계속 항의하니 간접적으로 피의자가 안 만나겠다는 식으로 전언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문제제기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변호인이 만나자고 하니 (유씨가) 이틀 뒤 수감이 풀릴 것을 확신해 나가서 얘기하자고 했고 오늘 중앙지검장님도 풀려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면서 “검찰의 압박과 회유에 의해 필요한 진술을 해주고, 대가로 석방 받아 풀려나는 건지 의심을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피감기관 증인으로 나선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은 유동규 사건 수사에 대한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사실과 다르다” “추후에 자세히 설명드리겠다”는 식으로 답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