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6시 기준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태원 압사 참사로 149명이 사망하고 150명이 다쳤다. 부상자 가운데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고는 29일 오후 10시20분경 이태원 해밀턴호텔 인근 좁은 내리막길에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했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핼러윈 행사 중 인파가 넘어지면서 다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30일 오전 1시부터 참사 현장 주변 술집의 영업을 종료시켰다.
사고 현장은 가파른 형태의 경사진 오르막길 지형이다. 차량 한 대가 겨우 지날 수 있을 정도로 폭도 좁다. 이날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경찰 추산 10만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참사 당시 좁은 골목길에 사람들이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꽉 들어찼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은 참혹했다. 충북 청주에서 올라온 김정민씨는 사고 당시 간판에 올라타 목숨을 건졌다. 김씨는 “깔린 사람을 구조하려고 꺼내면 그 위로 사람들이 다시 쓰러졌다. 5~6겹으로 사람들이 계속 쌓였다”며 “주변 시민들이 계속 사람들을 구조해 심폐소생술(CPR)을 했다. 맨 밑에 있는 사람들이 아예 의식이 없어서 주변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라고 계속 물을 뿌렸다”고 말했다.
참사 당시 인근 상인은 상점을 개방하고 대피를 도왔다. 깔린 사람들을 구조해 CPR을 진행했다. 인근에서 클럽을 운영하는 A씨는 “저희라도 문을 열지 않으면 더 큰 사고가 나니까 출입문을 개방했다”며 “저희가 출입문을 열었음에도 사람들이 다 쓰러져 있고 3~4겹으로 깔려서 구조가 어려웠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저희 직원들이 모두 나와 깔린 사람들을 당기며 구조했다. 깔린 사람들이 (구조하는 사람들의) 팔다리를 붙잡으며 살려달라고 하는데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사상자는 순천향대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이대목동병원, 강북삼성병원, 서울성모병원, 중앙대병원, 서울대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에 나뉘어 이송된 상태다. 경찰은 과학수사팀을 각 영안실로 보내 사망자의 신원을 파악한 뒤 유족에게 연락할 방침이다.
최은희, 민수미, 이소연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