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입버릇처럼 ‘이생망’을 외치며 이번 생은 망했다고 자조하는 2030세대. 그러나 사람의 일생을 하루로 환산하면 30세는 고작 오전 8시30분. 점심도 먹기 전에 하루를 망하게 둘 수 없다. 이번 생이 망할 것 같은 순간 꺼내 볼 치트키를 쿠키뉴스 2030 기자들이 모아봤다.
두통과 메스꺼움이 가시지 않는다. 술을 마셔도 너무 많이 마셨다. 어젯밤의 나는 왜 그랬을까. 뒷감당은 현재의 내 몫이다. 숙취가 심해 응급실에 실려 갔다는 이야기가 남 일 같지 않다.
각자 체질과 컨디션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숙취 해소의 기본은 충분한 수분 섭취와 포도당 보충이다. 숙취 해소 정답을 찾아 헤매는 당신. 선택지는 네 가지다. 점심을 만들어 먹을 냉장고와 식품을 사먹을 편의점, 약을 사먹을 약국, 그리고 치료를 받을 병원이다.
△ 냉장고를 열면
급한 불을 끄려면 국, 탕, 죽류 등 끓인 음식이 좋다. 야채 혹은 단백질에 열을 가하면 영양성분이 부분 분해돼 숙취로 지친 몸이 편하게 받아들인다.
냉장고에 재료가 있으면 토마토 볶음이나 계란국을 만드는 것이 좋다. 토마토는 해외에서도 인정하는 해장 식품이다. 영국과 독일에선 음주한 다음날 토마토 주스를 마신다. 토마토에는 아세트알데히드 성분을 억제하는 라이코펜과 비타민, 메스꺼움을 완화시키는 구연산이 풍부하다. 라이코펜은 열을 가하면 소화가 더 잘 된다.
달걀에는 메티오닌과 레시틴이라는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메티오닌은 손상된 간세포의 재생을 촉진하고, 레시틴은 자극된 위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기름으로 튀긴 계란 프라이보다 뜨거운 물에 계란을 푼 계란국을 만들어 먹어보자.
No→피자, 햄버거 등 기름기 많은 음식은 좋지 않다. 술을 마신 다음날 몸이 저혈당 상태가 돼서 기름진 음식을 먹고 싶을 수 있다. 하지만 기름진 음식은 지친 위에 부담을 주고 해독을 더디게 한다.
△ 편의점에 가면
편의점에선 꿀물, 오렌지 주스, 식혜를 추천한다. 단 음료를 마셔 당과 전해질을 빠르게 보충하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체내에 저장된 수분과 당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원료로 사용된다.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수분이 부족하면 탈수 증세가 나타난다. 체내 수분이 소변으로 빠져나갈 때 각종 전해질이 함께 배출돼 부족해질 수 있다.
참고→ 시중에 판매되는 숙취해소제는 크게 도움 되지 않을 수 있다. 숙취해소기능 원료가 포함된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식품’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숙취해소제가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과학적 근거를 확보하라며 5년의 유예기간을 줬다. 그동안 숙취해소 기능성을 표시할 수 있도록 허용했을 뿐, 아직 과학적 근거를 인정받지 못했다는 뜻이다.
△ 약국에 가면
약국에선 아르기닌, 아스파르트산 성분이 포함된 약을 달라고 하자. 아르기닌 성분은 간에서 독성 물질인 암모니아를 제거한다. 아스파르트산은 간세포 생성을 촉진하는 등 간 기능 개선을 돕는다.
유튜브에서 인기가 많은 ‘숙취에 좋은 약 조합’ 영상은 어디까지나 하나의 방법일 뿐이다. 사람마다, 또 컨디션에 따라 숙취의 종류와 해소 방법이 다르다. 자신과 맞지 않는 방법일 수 있으니 맹신하지 않도록 주의.
No→숙취로 머리가 아프다고 함부로 두통약을 복용하면 안 된다. 타이레놀, 펜잘처럼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포함된 약은 중간 대사 성분이 알코올과 같다. 술을 더 마시는 것과 같다는 얘기다.
△ 병원에 가면
그래도 숙취가 해소되지 않으면, 주저하지 말고 가까운 병의원을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병원에선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따라 맞는 약과 수액을 처방한다. 일명 숙취 주사는 알코올 대사를 향상하기 위해 포도당 수액을 기본으로 다양한 비타민과 미네랄 등을 첨가한다. 굳이 특정과를 찾아가지 않아도 괜찮다.
병원에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세트 알데히드를 1급 발암 물질로 지정했다”, “발암물질이 혈액 내 장시간 노출되면 장기에도 악영향이 간다”, “숙취가 오지 않도록 적정 음주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들을 각오를 미리 하자.
취재 도움=정휘수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임완택 한경대 생명공학과 교수, 장동석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모임 회장.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