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났다. 일각에선 이들의 예방에 대해 각기 다른 정치적 셈법이 있다고 분석했다.
4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여야 정치권 인사들은 최근 비슷한 시기에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여권 인사들은 지난해 사면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났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서울시 소재 논현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권성동 의원은 같은 날 사저에서 이 전 대통령과 면담했다. 권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 전 대통령이 굳건한 자유 민주주의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밝혔다. 김기현 의원 역시 지난달 25일 이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외인사인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지난 1일 이 전 대통령을 예방해 새해 덕담을 나눴다.
전문가는 권 의원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을 지냈기에 예방이 예상된 수순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김 의원과 나 부위원장 예방은 친이명박계 표심 확보를 위해서인 거 같다고 분석했다.
김창남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교수는 3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권 의원은 이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다. 이 전 대통령 정권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을 지냈기에 사면 후 예방이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김 의원과 나 부위원장 예방은 친이명박계나 이 전 대통령을 존경하는 당원 등의 표심 확보를 위해서인 거 같다”며 “당권을 염두에 둔 행동 같다”고 관측했다.
이 대표 역시 비슷한 시기에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그는 2일 문 전 대통령의 양산 사저를 방문했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 예방 후 “어렵게 이룬 민주주의가 절대 후퇴해선 안 된다’는 말에 깊이 공감해 나 또한 같은 의견을 드렸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대표직 수행 후 문 전 대통령 예방을 한 것은 이번이 2번째다. 또 같은 날 윤 대통령 신년인사회가 있었지만 참석하지 않고 해당 일정을 소화했다.
전문가는 이 대표가 검찰의 수사 압박 속에서 지지 기반을 넓히기 위해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고 설명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3일 본지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결백을 밝혀도 전담 검사가 수십명이 붙는 등 지속적으로 검찰에게 공격을 받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선 살아야 한다”며 “살 수 있는 길로 지지기반을 튼튼히 해야 하는데 문 전 대통령이 당 내에서 큰 지분을 갖고 있기에 만난 거 같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문 정권에도 검찰의 칼끝이 오는 상황에서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의 이해관계가 맞은 거 같다”며 “살 수 있는 길을 지지기반 확장으로 본 거 같다”고 관측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