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가 문을 열었지만, 여야의 첨예한 대립 속에 민생 현안 처리를 위한 협치가 실종됐다. 여야는 10일 오전에도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특히 전날 보건복지위에서 본회의에 직회부 된 간호법 등 7건의 개정안에 대해서 각기 다른 시각을 내보이면서 상대 당을 힐난했다.
국민의힘은 거대의석을 앞세운 민주당이 법치주의, 의회주의를 무시한 채 일방적인 독주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은 전날 보건복지위에서 본회의에 직회부한 법안들은 이미 여야가 합의한 민생 법안이라고 맞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현안조정회의에서 “지난해 말 양곡관리법이 농해수위에서 법사위를 거치지 않고 본회의에 직회부됐다. 이는 7건에 달한다”며 “어제 과방위에서는 방송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 시키려는 시도까지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다행히 민주당 소속이었던 박완주 의원(무소속)이 그나마 여야 합의 처리를 주장해 본회의에 회부되진 않았지만, 정청래 과방위원장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회부될 수 있다. 이는 70년 헌정사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법치주의의 기초에 대해 전혀 숙달되지 않은 집단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거 같다”며 “조문 하나 갖고 왜곡하고 비틀어서 무엇이든지 자기들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거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법사위를 틀어잡고 여야가 이미 합의한 민생 현안 처리를 오히려 방해했다면서 전날의 보건복지위에서의 일부 법안의 본회의 직회부는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맞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 보건복지위에서 민주당이 주도해 오래 법사위에 묻혀 있던 의료법 및 간호법 등 총 7건의 민생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했다”며 “해당 법률안은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여야가 합의 처리했던 것으로 법사위에 회부된 후에는 법안심사에 진척이 없었다”고 직회부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의원들 모두가 회의에 참여했고, 일부는 직회부에 찬성까지 한 만큼 국회법에 따라 30일이 경과한 3월 본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처리하겠다”며 “앞으로도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의 월권 행사에 대해서는 국회법에 따라 제지해서 민생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통상 각 상임위에서 논의된 각종 법안은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다. 현재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민주당이 주도하는 법안들은 상당수 법사위에 묶여 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