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뒤집는 KT..."흔들리는 내부"

구현모 뒤집는 KT..."흔들리는 내부"

기사승인 2023-02-11 05:58:01
구현모 KT 대표이사. 연합뉴스

KT가 연임 결정된 구현모 대표이사 체제를 뒤집고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에 나섰다. 회사 안팎의 혼란이 지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KT는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대표 공개 모집을 공고했다. 임기는 2023년 정기 주총부터 오는 2026년 정기 주총까지 3년간이다. 응모 자격은 △경영·경제에 관한 풍부한 지식과 경력을 가진 분 △기업경영 경험이 있으신 분 △최고 경영자로서 자질과 능력을 갖춘 분 △정보통신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진 분으로 소개됐다. 나이, 학력, 전공, 성별 등에 의한 제한은 없다.

모집 기간은 오는 10일부터 20일까지다. 오는 28일 복수의 최종 후보군이 가려진다. 다음달 7일 최종 후보를 뽑는다는 계획이다. 이번 채용은 완전 공개 경쟁으로 진행된다.

지난해 11월 구 대표는 연임 도전을 선언했다. ‘연임 적격’ 판정받았지만 경선에 나섰다. KT 이사회는 27명을 심사, 구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단독 후보로 확정했다. 그러나 경선 절차에 대한 불투명·불공정 논란이 일었다. KT 최대주주인 국민연금도 경선이 적절했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KT 이사회는 9일 논의 끝에 완전 공개경쟁 방식으로 대표 이사 선임을 재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구 대표도 후보로 다시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대표이사 확정이 늦어지며 KT 내부는 흔들리는 상황이다. 조직개편과 인사 모두 밀렸다. 통상 늦어도 12월에는 인선이 확정됐지만 일정이 점점 뒤로 미뤄졌다. KT 계열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상무급 인사는 감감무소식이다. 고위 임원은 일반적으로 1년 단위로 계약한다. 지난해 12월 계약이 만료됐으나 인사가 진행되지 않아 1개월씩 추가 계약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KT 새노조 측은 “일부 투자나 사업이 중단됐다. 중대한 결정이 들어가는 일부 사업은 수장을 찾지 못해 발을 떼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조직이 안정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내부는 매우 어수선하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어지러운 상황에서 구 대표의 연임을 바라는 이들도 있다. 디지털플랫폼 전환을 선언한 KT의 기조가 한순간에 바뀔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실적도 나쁘지 않다. 영업이익은 구 대표 취임 전인 지난 2019년 1조1596억원에서 지난 2021년 1조6718억원으로 44.2% 증가했다.

그러나 구 대표를 향한 외풍은 거세다. 후원금 쪼개기 관련 재판 등 사법리스크를 지고 있다. KT 전직 임원 4명은 지난 2014년 5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조성한 11억원대 비자금 중 4억3790만원을 19·20대 국회의원 99명에게 불법 후원금을 건넸다. 360회에 걸친 ‘쪼개기’ 방식이 사용됐다. 법인 자금으로 상품권을 산 후, 이를 팔아 현금화해 100~300만원씩 금액을 분할해 임직원과 지인 명의로 쪼개 후원했다. 구 대표도 이같은 쪼개기 후원에 이름을 빌려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구 대표의 연임을 공식 반대한 것 또한 이례적이다. 구 대표가 경쟁을 통과하더라도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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