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후불결제 활성화…연체율 급증

때 이른 후불결제 활성화…연체율 급증

빅테크 후불결제 연체율 약 3%
은행 고금리·물가상승으로 눈 돌리는 서민…이용금액 34% 급증
“소비자 보호 위한 방안 필요”

기사승인 2023-02-14 11:15:04
네이버 파이낸셜

빅테크 기업의 후불결제(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 연체율이 수개월 만에 2배 넘게 급증했다. 빅테크 BNPL 건정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후불결제는 일단 구매 후에 나중에 지급을 청산할 수 있는 외상 거래 서비스다. 현재 네이버파이낸셜, 토스, 카카오페이 등이 최대 30만원까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후불결제은 신용카드와는 고객별 결제 한도 산정방식이 다르다. 신용카드사는 금융정보를 중심으로 결제 한도를 부여하지만 빅테크의 후불결제는 금융거래 정보가 없는 신파일러(Thin Filer·금융 이력 부족자)도 이용 가능하다.

14일 금융감독원이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후불결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까지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과 비바리퍼블리카(토스) 후불결제 서비스 연체율은 각각 2.14%, 3.48%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말 연체율 1.48%, 1.15% 대비 각각 약 1.5~2배 증가한 수치다.

자료=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
은행의 높은 대출금리, 물가상승 등으로 후불결제로 눈을 돌리는 서민들이 많아졌다. 후불결제 이용금액도 빠르게 증가 중이다. 네이버파이낸셜 후불결제 월간 이용금액은 지난해 9월 106억6000만원에서 12월 143억1400만원으로 커졌다. 토스 역시 지난해 9월 226억4900만원에서 305억3300만원으로 각각 34% 뛰었다.

업계에서도 고민이 깊다. 금융위원회가 후불결제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면서 부가조건으로 연체 정보 공유를 제한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후불결제 이용자 연체 정보를 신용평가사 신용평점에 반영하지 못하고 회사 간 공유도 할 수 없게 했다. 신파일러들이 금융 이용 기회를 제한당하지 않도록 하려는 취지였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서는 신용카드 소유가 까다로워 후불결제가 활성화 돼있는데 반해, 한국은 상황이 다른 만큼 후불결제 서비스가 활성화 되기에는 때이르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후불결제 서비스가 과소비로 이어지지 않도록 안전장치 필요성도 대두됐다. 국회입법조사처에서는 지난해 10월 보고서를 내 스웨덴, 호주, 미국, 일본 등 해외 주요 후불결제 활성화 국가가 소비자 보호를 위해 다양한 규제를 마련한 것과 대조적으로 한국은 법률이 미비하다고 짚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해당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전자금융업자의 후불결제 서비스는 시범적으로 허용되고 있으므로, 해당 서비스가 소비자 및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여 규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제도권 금융 밖의 저신용자들도 후불결제 서비스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규제 마련 시 혁신금융 산업이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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