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겨울’ K칩스법 지지부진...업계는 자구책 안간힘

‘반도체 겨울’ K칩스법 지지부진...업계는 자구책 안간힘

기사승인 2023-02-15 17:29:10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초도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업계가 실적 부진 등으로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기업은 저마다 자구책을 찾고 있으나 재기 발판이 될 수 있는 이른바 ‘K칩스법’은 국회 문턱에 가로막혔다.

15일 국회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위원회(기재위) 여야 간사는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과 관련해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여당 측은 K칩스법 재논의를 요청했으나 야당 측에서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K칩스법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특별법을 뜻한다. 반도체 산업 정책과 투자규제, 금융·세제 지원 등을 포괄한다.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 확대 등을 담은 조특법 개정안은 K칩스법의 큰 기둥을 담당한다. 이번 개정안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국가전략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상향하는 게 골자다. 중견·대기업은 현행 8%→15%로, 중소기업은 16%→25%로 각각 확대하는 내용이다. 직전 3년간 평균 투자액 초과분에 대한 10% 추가 세액공제 등 1년 한시 임시투자세액공제까지 합하면 공제율은 각각 최대 25%, 35%까지 높아진다.

조특법 개정안은 지난해 말 국회를 이미 한 차례 통과한 바 있다. 대기업의 반도체 등 설비투자 세액공제율을 6%→8%로 늘렸다. 다만 이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제시했던 기존 20%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새로운 조특법 개정안을 지난달 19일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야당의 반대에 부딪혔다. 야당은 △법안 개정이 이뤄진 지 한 달여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 △대기업 특혜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연합뉴스 

업계에서는 K칩스법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업계에는 찬 바람이 불고 있다. 전 세계 경기 악화와 재고 증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97% 감소했다. 20조700억원에서 2700억원으로 곤두박질친 것이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적자 전환을 기록했다. 분기 단위 영업적자는 지난 2012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겨울을 견디며 자구책도 마련 중이다. 삼성전자는 14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빌리기로 했다. 경기 악화에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저마다 감산·투자 축소에 외치는 것과 반대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미국과 대만 등 다른 국가에 비해 반도체 산업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부족한 현실”이라며 “앞으로 5년, 10년 뒤를 내다보고 반도체 주요 기업들이 시설 투자에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에서 최대한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시설 투자를 위한 지원 중 하나가 세액공제 혜택인데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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