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사용을 의무화한 대학교 수업이 등장했다.
21일 서울사이버대학교 교양 과목 ‘메타버스 현황과 미래’는 강의계획서를 통해 올해 1학기 수업에서 챗GPT 사용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과제를 제출할 때도 챗GPT가 작성한 내용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메타버스 현황과 미래’를 수업하는 정승익 서울사이버대 겸임교수는 강의계획서에 “작년과 올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챗GPT의 존재 유무”라며 “해당도구를 사용하면 양질의 정보를 신속하게 습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챗GPT 사용을 허가했다.
정 교수는 챗GPT 사용을 허가하는 세 가지 이유를 밝혔다.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기술 사용을 금지하면 인류는 아직도 부싯돌로 불을 만들고 있을 거라는 점, 사회는 과정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 챗봇을 활용해 시간을 절약하고 본인 사고의 한계를 넘는 것 역시 수업의 한 부분이라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어 “상기 문구는 인간 지능이 작성했고, 아래 내용은 인공지능이 작성했다”며 챗GPT가 영어로 작성한 강의 소개 내용을 아래에 덧붙였다.
학생들이 챗GPT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올해 1학기 화공유체역학 강의계획서에 “학생들이 공부하는 과정에서 챗GPT 등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지만, 이를 복사해 과제 등에 붙여넣는 것은 허락되지 않는다”라고 적었다. 서울대는 최근 교내 AI연구원과 함께 챗GPT를 활용한 부정행위를 방지하는 툴 개발 등 대책 논의를 시작했다.
해외에서도 챗GPT 사용을 금지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다. 뉴욕시 교육부는 지난달 초 모든 공립고에 챗GPT 사용을 금지했고, 프랑스 파리정치대학 역시 챗GPT나 비슷한 AI 도구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홍콩대는 최근 내부 이메일을 통해 “대학 내 모든 수업, 과제 및 평가에 챗GPT 또는 다른 AI 도구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학생이 사전에 해당 수업 교사에게 서면 동의(허가)를 얻지 않는 한 학교 측은 이를 표절로 취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