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민족문제연구소는 ‘조선인요시찰인약명부(약명부)’를 발간했다. 원본은 일본 국립공문서관에 소장돼 있는 ‘쇼와20년 조선인요시찰인약명부’다. 일제는 지난 1945년 3월 조선총독부의 지시로 식민지 조선의 각 도에서 생산해 일본에 보낸 문서를 하나의 서류철로 묶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전남 206명, 전북 131명, 경남 44명, 충남 129명, 함북 280명 모두 790명의 인물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 인물 정보는 이름, 창씨명, 별명(이명), 출생일, 본적, 거주지, 얼굴과 신체 특징, 시찰요점으로 구성됐다.
약명부에 구성된 이들은 요시찰 대상으로 인물들이다. 주로 반일성향을 지닌 인물로 사회주의자, 민족주의자, 노동운동가, 외국인 등이 포함됐다. 이에 더해 일본인, 사상전향자인 밀정과 같은 협력자들도 요시찰 대상에 올랐다. 3·1운동 관련자 11명도 수록됐다.
명부에는 요시찰 대상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이 담겼다. 조선공산당의 주역 박헌영은 “요회계 공산주의자로서 러시아와 상하이에서 활약,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징역 6년, 집요한 투쟁경력을 가진 자”로 기록됐다.
이규호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현재 주소는 광주형무소, 키 5척3촌. 머리카락은 5푼 길이로 짧게 깎음. 얼굴은 둥글고 희며 이마가 넓다. 오른쪽 눈 아래에서 윗입술까지 약 2촌 길이의 상흔이 있다” 등으로 묘사했다. 이규호는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은 이규창 선생이다. 이규창 선생은 우당 이회영 선생의 아들이다.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는 “약명부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통제정책 연구에 다소라도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기초자료 발간을 체계적으로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