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김 최고위원은 12일 보수계 인사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관한 예배에 참석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5·18 정신을 헌법에 넣겠다’는 김기현 당대표의 발언을 비판한 전 목사의 발언에 동의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건(5·18 정신의 헌법수록)은 불가능하다. 저도 반대한다”고 말을 보탰다.
이어 전 목사가 “(5·18 정신의 헌법 수록이) 전라도에 대한 립서비스 아닌가”라고 묻자 김 최고위원은 “표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판다는 게 정치인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해당 사실이 전해지고 난 후 여야를 막론하고 호남 출신 인사들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호남 출신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서 “대통령이 신중하게 발표한 공약을 ‘조상 묘’ 운운하며 가벼이 평가한 것은 잘못됐다”며 “사견이라고 어물쩍 넘어갈 게 아니다. 당당히 사과하는 게 옳다”고 비판했다.
전남 순천 출신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이에 가세해 쓴소리를 냈다. 그는 “5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며 “자유와 헌법 질서를 지키기 위해 피를 흘린 5·18 민주화운동 정신은 보수정당이 지켜야 할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
야권 비판의 수위는 더욱 높았다. 민주당 차원의 성명은 물론이고 개인 의원들도 연이어 비판 발언들을 내놨다.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3일 브리핑을 통해 “5·18 정신을 희롱하지 말라”며 “국민의힘은 김 최고위원의 망발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 5·18 민주묘지가 위치한 ‘광주 북구을’ 지역구 이형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김재원 최고위원의 발언은 국민의힘의 속마음이 드러난 것”이라며 “더 이상 호남이 국민의힘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때 공약했음에도 지난해 5·18기념식에 참석해서는 5·18정신의 헌법 수록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며 “그동안의 호남인에게 한 약속이 모두 가식적인 행위였다는 게 김재원 최고위원의 입을 통해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당의 최고위원이라는 사람의 입을 통해 ‘선거 때면 조상묘를 팔아먹는 게 정치인’이라는 발언 자체가 그들의 낮은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