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인 민주당은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자 전원이 전날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언급하면서 강한 공세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정권이 결국 일본의 하수인이 되는 길을 선택했다”며 “우리 외교사에서 가장 부끄럽고 참담한 순간”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이 대표는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일본의 사죄나 반성이 전무했지만 우리 정부는 공언했던 일본의 대응조치 언급조차 없었다”며 “‘오므라이스 한 그릇에 국가의 자존심과 피해자의 인권, 역사의 정의, 전부를 다 맞바꾼 것이다’라는 우리 국민의 한탄 소리가 틀려 보이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전날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의 부적절함을 지적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인터뷰가 맞는지 의심될 지경이었다”며 “피해자가 정부 배상안을 공식 거부했고 국민도 반대하고 있는데 대통령은 ‘구상권 청구는 없을 것이다’라고 일본 눈치만 살폈다. 5년 이후에 국가 정책의 최고 결정권자는 다른 사람이 되는데 이 문제에 대한 확답을 누가 지금 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매국노 이완용의 환생’ ‘빵셔틀 외교’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윤 정부의 굴욕외교를 강하게 문제 삼았다. 그는 “일본 내각 전체가 서울에 와서 90도로 절해도 시원찮을 판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일본으로 가서 몸을 낮췄다. 삼전도의 굴욕이 재현됐다”며 “위안부 피해, 강제징용 피해에 대해 단 한마디 진심 어린 사과나 반성조차 없었지만 오히려 우리가 스스로 머리를 조아렸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특히 국민이 절대 동의할 수 없는 독도 문제 영유권 분쟁 이슈 자체가 한일 정상회담에 올랐다는 일본의 보도를 인용하면서 “NHK가 윤 대통령의 답변을 싣지 않은 것을 보면 ‘독도는 우리 땅이다’ 한마디도 못 한 것이 확실해 보인다”며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입니까. 일본 총독입니까. 대통령과 외교라인은 기시다 총리의 요구와 입장에 어떤 답변을 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의당 또한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역대 최악의 외교 참사라고 지칭하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어제의 한일 회담은 일본의 과거사를 매장시킨 회담이자 일본에 백지수표를 내준 채 윤석열 정부는 빈손으로 탈탈 털려버린 회담”이라며 “윤 정부 외교의 파산선언이자, 역대 최악의 외교참사”라고 밝혔다.
김 수석대변인은 “기시다 총리의 직접 사과나 일본 정부의 역사 인식 변화는 없이 ‘역대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는 말로 오만한 입장만을 반복했다”며 “사과의 ‘사’자, 직접배상의 ‘직’자도 꺼내지 못한 윤 대통령은 국가 원수로서 삼권분립의 정신마저 잊고 스스로 일본 정부와 언론 앞에서 구상권 청구 포기선언까지 내놓으며 두 손 두 발 다 들고 백기투항했다”고 강조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