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신입사원을 비롯해 임직원들의 ‘워라밸’을 보장하기 위해 연봉 인상, 자율근무제 등 다양한 복지 정책을 내놓고 있다.
2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2월 청년 취업자는 385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만5000명 줄었다. 2021년 2월(-14만2000명) 이후 2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청년층 고용률도 45.5%로 1년 전보다 0.4p 하락했다. 2021년 2월 이후 2년 만에 하락 전환이다.
하지만 ‘쉬는 청년층’은 늘고 있다. 비경제활동인구(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인구) 가운데 활동 상태를 '쉬었음'이라고 답한 청년층은 49만7000명이다. 이는 전년 대비 4만5000명(9.9%) 늘어난 수치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2019년 2월 38만6000명에서 2020년 2월 43만8000명, 2021년 2월 44만9000명, 지난해 2월 45만3000명으로 점차 늘어왔다.
여기에 저출산, 고령화 현상도 점차 심해지면서 유통업계는 인재 모시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와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연봉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 정규직 직원 2940명의 평균 연봉은 전년(1억371만원) 대비 5.6% 증가한 1억953만원으로 집계됐다. 식음료 업계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하이트진로는 2021년 식음료 업계 최초로 직원 평균 연봉 1억원을 넘어섰다. 식음료 업계에선 하이트진로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높은 기업들도 아직 평균 연봉 1억원을 넘은 곳이 없다.
이어 △KT&G 9000만원 △오리온(8000만원) △CJ제일제당 7500만원 △롯데칠성 6400만원 △오비맥주 6036만원 △농심 5687만원 △대상 5400만원 △롯데제과 5211만원 △SPC삼립 4906만원 △동원F&B 4300만원 등의 순이다.
하이트진로 측은 “매년 50명 안팎의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데 지난해 경쟁률은 170대 1이 넘었다. 올해 신입사원 공채에도 많은 지원자가 몰렸다”고 자신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는 올해 대졸 신입사원 연봉을 1100만원 넘게 올리면서 취업 준비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BBQ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서류 지원자는 2주 만에 2500여명이 몰렸다.
근무시간 및 근무지 자율선택제를 제공하는 기업도 여럿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해 연말부터 임직원의 사기 진작과 구성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지원하고자 국내외 상관없이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는 '근무지 자율선택제'를 시행 중이다. 원격 근무가 가능한 환경이라면 어디든지 원하는 장소에서 일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도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은 올해부터 '근무지 자율선택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동시에 적용한다. 사무실 출근과 재택 이외에도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면 해외도 무관하다.
빙그레는 1개월 160시간의 근무 시간을 개인이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고, 연차휴가 외에 8일의 특별휴가를 추가로 부여하고 있다. 또 휴가 사용 시 부서장의 승인 없이 자유롭게 휴가 사용이 가능하며 5일간의 휴가기간 전후로 주말을 포함해 총 9일간 장기 휴가를 누릴 수 있는 제도도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도 코로나를 겪으면서 근무지 필요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왔다”며 “특히 MZ세대 직원들을 대상으로 근무지 자율선택제는 선호도가 높아 복지차원에서도 이같은 제도들을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출산이 심해지고 있는 만큼 어느 순간부터는 일자리 부족 문제보다 일을 하는 사람들이 부족한 상황이 올 것”이라며 “그 때가 되면 자동화가 어느 정도 도입은 되겠지만 일하는 사람이 분명 필요한 만큼 기업들 입장에서도 인재 모시기에 치열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