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청년형 소득공제 장기펀드 판매에 열중하고 있다. 파생결합펀드(DLF)부터 라임·옵티머스까지 계속된 펀드사고에 펀드시장 점유율이 추락한 은행권은 청년형 소득공제 펀드를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선 것이다. 다만 은행의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두고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권의 펀드 판매액은 2019년 말 587조원에서 2022년 말 746조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은행권의 펀드 판매액은 같은 기간 103조원에서 76조원으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이 전체 펀드 판매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59%에서 10.20%로 추락했다.
은행권의 펀드 판매액 감소는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불완전판매가 드러나면서 고객 신뢰도가 떨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의 경우 라임펀드 불완전판매가 드러나 당국으로부터 3개월간 사모펀드 신규판매 금지 및 57억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우리은행도 3개월 업무 일부 정지 및 과태료 72억1000만원이 부과되기는 마찬가지다. 여기에 하나은행은 옵티머스 펀드 수탁업무 처리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을 위반해 3개월간 업무 일부 정지 됐으며, NH농협은행은 고객에게 전달하는 상품제안서를 소홀히 검토해 기관주의와 과태료 4억1500만원 등의 제재를 받았다.
은행권의 펀드판매액은 사모펀드 사태가 본격화되는 2019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은행 펀드 판매액은 △2019년 103조원(17.59%) △2020년 97조원(15.39%) △2021년 90조원(12.84%) △2022년 76조원(10.20%)으로 급감했다. 반면 증권업계의 판매액은 △2019년 430조원(73.20%) △2020년 479조원(75.82%) △2021년 550조원(78.23%) △2022년 597조원(80.05%)으로 늘었다.
은행권에서는 청년형 소득공제 장기펀드 판매를 통해 침체된 펀드 판매가 다시 활성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내 5대(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 은행은 해당 상품을 출시했으며, 아이폰14, 삼성 갤럭시 북 프로 등의 경품을 제공하며 적극적으로 고객 모집에 나섰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책상품인 만큼 정부정책에 발맞추고 청년 고객 확보와 함께 청년펀드 판매로 최근 침체된 펀드판매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형 소득공제 장기펀드는 청년 세대의 자산형성을 위한 금융지원 정책형 투자상품이다. 올해 말까지 가입할 수 있는 이 펀드는 전 금융기관 합산 연간 최대 600만원까지 납입 가능하고 총 납입액의 40%에 대해 소득공제 혜택이 제공된다. 가입자가 5년간 연 600만원씩 청년 펀드에 납입하면 총액의 40%인 1200만원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세율 16.5%를 적용하면 최대 5년간 198만원의 세금을 돌려받게 된다.
하지만 은행권의 적극적인 청년형 소득공제 장기펀드 판매를 두고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다. 증권사 보다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이 지난달 공개한 공모펀드 판매사 총 27곳에 대한 미스터리쇼핑 결과를 보면 여전히 은행이 증권사보다 판매 절차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가결과 은행 가운데 종합등급 A+를 받은 곳은 없었으며, 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 등 대부분 은행들이 C등급을 받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청년형 소득공제 장기펀드는 기본적으로 자산운용사에서 상품을 만들고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구조인데 상품이 다양해 가입하려는 청년들의 이해가 필요하다”며 “예적금과 같이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이 아니다 보니 정확한 설명을 듣고 가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