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및 60~70대 금융이해력이 30~50대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저소득층과 저학력자 등 취약계층의 금융이해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 전문적인 정보보다는 친구·가족·지인의 추천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2년도 우리나라 성인(만18~79세)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6.5점으로 2020년 조사(65.1점) 대비 소폭 상승했다. 이번 결과는 만 18~79세 성인 2400명에게 합리적이고 건전한 금융생활에 필요한 금융지식, 금융행동, 금융태도 등 금융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를 면접을 통해 설문조사하는 방식으로 도출됐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69점)의 금융이해력 점수가 가장 높았으며, 뒤이어 △40대(68.9점) △50대(67점) △20대(65.8점) △60대(64.4점) △70대(61.1점) 순서를 보였다. 소득별로는 △연소득 7000만원 이상 고소득층(68.7점) △3000만원~7000만원 중소득층(68점) △3000만원 미만 저소득층(63.2점) 순서를 보였다. 학력별로는 △대졸 이상(68.7점) △고졸(65.4점) △고졸미만(59.3점) 순이다.

여기에 국내 성인들은 현명한 금융행위와 관련해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무계획 및 예산관리, 정보에 입각한 금융상품 선택 등 금융과 관련해 소비자가 하는 행위를 점수화한 금융행위 항목의 평균 점수가 65.8점에 불과했다. 특히 저축활동(97.8점)은 적극적인 반면 재무상황 점검(55.7점), 장기 재무목표 설정(48.0점) 등 재무관리 활동은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왔다. 또한 최근 2년간 친구·가족·지인의 추천으로 금융상품을 선택한 경우가 58.4%에 달해 금융기관 직원(46.2%), 전문잡지‧전문가(42.8%) 정보를 이용한 경우를 상회했다.

금융태도 점수도 낮은 수준을 보였다. 금융태도는 소비와 저축, 현재와 미래, 돈의 존재가치 등에 대한 선호도로 저축이나 미래를 선호할수록 평가 점수가 높게 매겨진다. 성인의 금융태도 점수는 52.4점을 기록했다. 이는 현재보다는 미래를 선호하고, 소비보다는 저축을 선호하는 태도가 50점을 소폭 상회해 현재의 소비를 다소 희생하더라도 미래에 대비하려는 태도가 미세하게 우세한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이번 조사결과에 따라 앞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기 금융·경제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청소년을 건전한 금융 생활을 영위하는 경제주체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최근 금융의 디지털화 등 급변하는 금융환경 하에서 저소득층과 노년층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금융 기본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재무상황 점검, 장기 재무목표 설정 등 바람직한 금융행위를 정착시키고 금융상품 선택 시 과장광고 및 불완전판매 등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전문적인 금융정보를 활용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금융교육이 학교에서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은 지난 17일 초중고 학생들이 금융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고 올바른 금융활동에 대한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금융교육진흥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홍 의원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가정에서는 이미 자녀들에게 학교 밖 금융교육을 하고 있어 금융교육 격차가 양극화를 더 심화시킬 것”이라며 “교과과정에 금융교육을 신설하는 것도 중요하나, 그보다 국영수 등 기초영역에 자연스럽게 금융과 관련된 내용이 녹아들게 하여 아이들에게 돈과 경제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