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자산운용사 영업이익이 반으로 줄어들었다. 운용 자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수료 수익 감소와 투자 손실이 겹치면서 실적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자산운용사 433개의 운용자산은 1397조9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75조7000억원(5.7%) 증가했다. 펀드수탁고는 831조1000억원, 투자일임계약고는 566조8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각각 5.8%, 5.6% 늘었다.
운용자산을 종류별로 살펴보면 차이점이 도드라졌다. 사모펀드 수탁고는 2021년말 대비 55조원 늘어난 555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MMF(24조5000억원), 부동산(17조5000억원), 특별자산(15조6000억원)이 중점적으로 늘어 성장세를 이끌었다.
반면 공모펀드 규모는 전년말 대비 9조6000억원 쪼그라들어 275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주식형 펀드가 5조원으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혼합채권형과 채권형도 각각 3조1000억원, 9000억원씩 줄었다.
여기에 전체 자산운용사들의 당기순이익은 2조8513억원으로 전년 대비 6870억원(31.7%) 증가했다. 다만 한국투자밸류의 카카오뱅크 지분 처분이익을 제외할 경우 5794억원에 그친다.
이처럼 운용자산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수익은 4조7999억원으로 전년비 14.0% 감소했다. 수수료 수익이 9.1%, 증권투자이익이 46.2% 줄어든 영향이다. 특히 수수료 수익 중 펀드 수수료는 3조3092억원으로 10.0% 감소했으며, 일임자문 수수료는 4.6% 줄었다.
영업비용은 3조6149억원으로 전년비 15.5% 증가했다. 임직원 수 증가(1656명) 등에 따라 판매관리비는 8.6% 늘었다. 증권투자손익은 98.1% 감소한 130억원을 기록했다. 손실이 2425억원에서 4894억원으로 101.8%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조1850억원으로 전년비 51.7% 감소했으며,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영업외손익 영향으로 전년 대비 1.9%p 상승한 22.1%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자본잠식 회사 비율도 2021년 17%에서 지난해 30.0%로 크게 늘어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리인상, 국제정세 등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 자산운용사별 재무와 손익현황을 점검하겠다”며 “펀드 자금유출입 동향과 잠재 리스크 요인 등에 대한 모니터링도 지속적으로 수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