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유통업계 정기 주주총회가 대부분 막을 내렸다. 올해 주총 화두는 성장에 방점을 둔 신사업 확대 및 수익성 강화였다. 고물가 기조와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이날 롯데월드타워에서 제56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주총회 의장으로 참석한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롯데지주는 성장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신사업을 발굴·육성하고 있고, 기존 사업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룹사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올해 말 출시할 ‘롯데 메타버스(가칭)’를 통해 게임, 커뮤니티 위주의 메타버스를 넘어 쇼핑, 공연 관람 등 그룹사 사업과 연계한 플랫폼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4개 안건이 상정돼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롯데지주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4조 1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489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6% 증가하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지난 29일 열린 주총에서 올해 중점 추진 과제로 수익성 강화를 꼽았다. 새로운 투자보다 핵심 경쟁력을 강화해 동반 성장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올해 투자 규모를 절반 이하 수준으로 축소하고 핵심·수익사업 영역에 집중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마트는 대량 매입과 사전 기획 기반의 단독·한정·최저가 상품을 내놓는 등 상품 경쟁력을 높인다. 트레이더스는 창고형 매장이라는 업태에 최적화된 차별화 상품을 확대하고 노브랜드는 가격 동결을 통해 불황형 소비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신사업을 통한 신규 수익 창출도 확대해 나간다. 기존 오프라인 점포에 디지털 광고 매체를 확대 도입하고, 이마트·SSG·G마켓 3사 간 통합 광고 운영 기반을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강 대표는 “필리핀·베트남 등에 이마트·노브랜드 프랜차이즈 점포를 확장하고 상품 수출도 강화해 해외사업 성과도 확대하겠다”며 “비효율 자산 유동화,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 등을 통해 차입금을 대폭 감축하고 금융비용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롯데쇼핑도 수익 중심의 경영 전략을 강조했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따라 과도한 투자는 지양하고 운영 효율을 높여 수익 개선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은 “내부 운영 효율을 개선하고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전 사업부문에서 성과를 이뤄 ‘대한민국 유통 1번지’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화점 사업부는 고객에게 더 나은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김 부회장은 “올해도 주요 점포 리뉴얼, 콘텐츠 도입을 진행하고 오는 8월 베트남 하노이에 ‘롯데몰 웨스트 레이크 하노이’를 오픈할 예정”이라며 “이 곳은 롯데그룹의 모든 역량이 결합된 복합단지로 베트남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트와 슈퍼 사업은 상품코드 일원화 등 통합 소싱을 더 본격화할 예정이다. 또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요리하다’, 종합 자체브랜드(PB) ‘오늘좋은’ 등 상품 경쟁력 제고를 위한 통합 전략도 추진한다.
이커머스 사업부는 수익성을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한다. 롯데온에서는 고객 취향을 반영할 버티컬 커머스로의 전환을 꾀할 방침이다. 지난해 뷰티, 명품, 패션 버티컬몰에 이어 올해는 키즈 버티컬몰을 출시한다.
김 부회장은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와 관련해선 “출점을 검토하고 있다”며 “임차료 절감을 비롯해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고 답했다. 롯데쇼핑은 광주 복합쇼핑몰 건립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조만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매출은 15조4760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89.9% 증가한 3924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쇼핑 주총에서는 강성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과 전미영·김도성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이 원안대로 의결됐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