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한 달을 막 넘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리더십을 두고 당내 인사들 사이 공방이 오갔다. 원내 태영호 최고위원과 원외 홍준표 대구시장이 서로 언쟁을 주고받으면서 당을 위기로 몰고 있다는 책임론을 제기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기현 대표가 민주당과 상대하고 윤석열 정부를 옹호해야 하는데 원외에 있는 한 중진이 뜬금없이 구체적 근거도 없이 흔들어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명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최근 당 최고위원들의 설화 등에 대해 따끔한 지적을 했던 홍준표 대구시장을 향한 것으로 보이며, 홍 시장의 발언이 당을 흔들며 오히려 당의 위기를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태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가 구성된 지 한 달밖에 안 돼 여러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 중진 의원님들이 앞장서서 김기현 대표를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해주길 부탁한다”며 “저 같은 사람이 나서면 예의가 없고 남들 눈에 보기 좋지 않다. 중진 의원들이 나서서 당 지도부를 흔들려고 하는 것을 막아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부연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즉각 반발했다. 홍 시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태 최고위원을 겨냥한 듯 “집행부를 논란의 중심에 서게 한 사람으로서 논란의 당사자가 됐으면 자숙해야 하거늘 화살을 어디다 겨누고 있는지 참 어이가 없다”고 반격했다.
그러면서 “굳이 주장하려면 남로당 당수 박헌영의 지시로 남로당 제주 군사위원장인 김달삼이 폭동을 일으켰다고 했으면 이해가 되지만 당시에는 북을 완전히 장악 못한 김일성의 지시였다고 말한 것은 친북좌파들에게 역공의 빌미를 준 주장”이라며 “6.25 동란 후 수습하는 과정에서 그 책임을 뒤집어씌워 남로당 박헌영과 연안파 김두봉을 숙청하고 김일성 1인 독재 체재가 완성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취임 초반 연이은 당 최고위원들의 일탈로 인해 리더십 위기에 싸인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중앙당사에서 열린 ‘시·도당위원장 회의’에서 “과도한 욕심이나 마음이 너무 앞서 섣부른 행동으로 조직 내부 갈등이 생긴다거나 내분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며 “뜻밖의 사태로 구설에 오른다거나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당내 단속에 나섰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