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선물하기 환불 수수료 개선 방안이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13일 기준, 카카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교환권 수신인이 일정기간이 지난 후 환불을 요청할 시 10%의 수수료를 받는 정책을 유지 중이다. 교환권을 선물 받은 소비자는 판매가의 90%만 돌려받을 수 있다. 4만2000원짜리 상품을 환불할 경우, 4200원을 수수료로 내야 한다. 소비자에게는 3만7800원만 환불된다.
10%의 환불 수수료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표준 약관에 따른 것으로, 카카오는 환불 수수료를 ‘수입’이 아닌 운영비로 사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결제 수수료와 인건비, 인지세, 서버·시스템 운영비 등에 쓴다는 것이다.
카카오의 10% 수수료가 과하다는 지적은 계속돼 왔다. 지난 2021년과 2022년 국정감사에서 카카오가 수수료를 통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라 제기됐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카카오 선물하기 환불액을 역산해 추산한 수수료 수익은 924억원에 달한다. 2021년 환불 수수료 수익은 326억원으로 추산됐다.
카카오는 지난해 9월 국정감사를 앞두고 환불 수수료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 교환권의 금액 이상 타 상품으로 교환할 경우 보유한 교환권 금액만큼 결제수단으로 사용, 차액은 사용자가 추가 결제하도록 하는 방안과 △포인트로 100% 전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카카오는 “현행법에 따른 법무검토 및 이해관계자에 대한 의견 수렴, 새로운 포인트 체계 시스템 구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기에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고경영자(CEO)의 약속도 있었다. 남궁훈 당시 카카오 각자대표는 국정감사에 출석해 환불 수수료 개선과 관련해 “시스템적으로 이미 준비가 완료됐다.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준비를 마친 스타벅스부터 적용 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
국정감사 후 6개월이 지났지만 논의는 여진히 지지부진하다. 카카오 관계자는 “환불 수수료 개선과 관련해 종합적으로 내용을 검토 중”이라며 “입점업체 의견 수렴과 시스템 구축 등에 시간이 들기에 즉각적인 도입이 어렵다”고 전했다. 내부적으로 정확한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셈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양하게 검토할 부분이 많기에 내부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부 정책이 확정되지 않았기에 카카오톡 선물하기 입점 업체와의 논의도 요원한 상황이다. 선물하기에서 높은 판매 비중을 차지하는 식·음료 업체들은 “논의된 바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하거나 답변을 피했다. 환불 수수료 개선 관련 사항을 인지하지 못 한 곳도 있었다. 한 커피업계는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구체적 진행 사항을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소비자들은 빠른 개선을 촉구했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31·여)씨는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10%를 떼이고 환불해야 하는 것이 늘 의문스러웠다”며 “운영비로 상품 가액의 10%를 가져가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모(33)씨는 “100% 환불까지는 사실상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현행 10% 수수료를 조금이라도 낮춰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소비자단체도 목소리를 보탰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상품의 가격이 높아질수록 선물을 받은 소비자가 환불 시 부담해야 할 금액도 커진다”면서 “카카오는 시일을 앞당겨 환불을 원하는 소비자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