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취약차주 10명중 6~7명은 ‘청년’…지난해 4만명 ↑

늘어난 취약차주 10명중 6~7명은 ‘청년’…지난해 4만명 ↑

지난해 취약차주 6만명 증가, 4만명 청년

기사승인 2023-04-17 10:04:16
쿠키뉴스DB

지난해 늘어난 취약차주의 67%는 청년층인 것으로 집계됐다. 취약차주는 한국은행 기준으로 3곳 이상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신용(7∼10등급) 또는 저소득(하위 30%)인 대출자를 말한다. 이는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발생하는 신용위험이 청년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의원(더불어민주당 경제위기대응센터 자문위원장)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30대 이하 청년층 취약차주는 46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취약차주(126만명)의 36.5%에 달한다. 지난해 말 전체 가계 취약차주 대출 규모는 93조9000억원으로, 1년 전(92조8천억원) 보다 1조1000억원 증가했다. 취약차주 수는 6만명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30대 이하 청년층에서 4만명이 늘었다. 

다중채무 규모는 취약차주를 넘어 청년층 전체에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말 취약차주를 포함해 전체 다중채무자는 447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7만6000명 늘었다. 연령별로는 30대 이하가 6만5000명(135만4000명→141만9000명)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늘어난 청년 다중채무자 6만5000명 가운데 4만명(61%)이 취약차주라는 계산이 나온다.

다중채무자는 고금리 시기 대출 상환능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취약차주는 연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가계대출 연체율도 전 연령대에서 오름세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 연체율은 30대 이하 0.5%, 40·50대 0.6%, 60대 이상 0.7%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0.1%p(포인트)씩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청년층의 신용상황 악화를 두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불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결과라고 분석한다. 다만 빚투 보다는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생계비 증가와 실직 때문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2019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가 운영 중인 ‘대학생 및 미취업 청년 특별지원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은 청년은 3만451명으로 나타났다. 이중 2만4844명은 개인워크아웃(채무조정), 5607명은 프리워크아웃(사전채무조정) 방식으로 채무조정이 이뤄졌다. 채무조정이 이루어진 청년들을 대상으로 채무 연체 이유를 살펴본 결과 ‘생계비 지출 증가’가 3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실직’이 21.3%, ‘금융비용 증가’ 12.9%, ‘근로소득 감소’ 12.7% 순서였다. ‘주식 등 투자실패’는 0.8%에 그쳤다.

정부는 청년층의 신용회복을 위해 청년 신속채무조정 특례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신속채무조정(연체 전 채무조정)은 연체 기간이 30일 이하이거나 아직 연체가 발생하지 않은 차주에게 10년 이내에서 상환 기간을 연장하거나 최장 3년 상환을 유예해주는 제도다. 특례 프로그램은 여기에 대출 약정 이자를 30~50% 인하해준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분간 고금리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취약차주들의 연체율 상승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득이 제한적인 청년층의 경우 고금리에 가장 취약한 이들 가운데 하나로, 상환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이용해볼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