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 4인이 25일 후보자 합동토론회에서 각자의 경쟁력을 어필하면서 내년 총선 승리의 최고 적임자임을 표방했다. 후보자 모두 협치 없는 윤석열 정부의 독주 속에 민생을 필두로 국민의 마음을 얻겠다면서 지지를 촉구했다.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의 주관으로 25일 오전 10시 30분 국회 의원회관 합동토론회에서 4인의 원내대표 후보자들은 기조연설과 주도권 토론, 개별의원 문답 등을 통해 자기 생각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현재 민주당이 처한 위기 상황과 내년 총선의 중요성에는 4인 후보 모두 적극 공감했지만, 당내 통합과 계파 정치에 대한 인식에서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당내 통합 및 계파 정치 생각 갈려
김두관 “정파 활용, 입법 투쟁 활용”
홍익표·박범계 “계파정치 안 돼”
김두관 후보는 당내 계파와 정파의 존재를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 리더십을 통해 조화롭게 풀어나갈 의지를 밝혔다. 반면 홍익표 후보와 박범계 후보는 계파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거나 계파 정치는 허용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김두관 후보는 “계파는 정치인의 개인적 이익을 위해 존재하고 ‘양김 시대’의 보스 이미지를 주기 때문에 극복해야 한다. 다만 가치와 정책 이념을 중심으로 한 정파는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노력을 격려해 “좋은 정책을 만들어 입법 투쟁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의견들이 모인 당 조직이기에 약간의 가치나 이념의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만큼 조화를 위한 노력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다.
홍익표 후보는 외부적인 인식과 달리 당내 ‘계파’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는 “계파는 과거 일본서 들어온 개념으로 특정 보스 중심으로 뭉쳐서 필요한 정치자금 나누고, 공천이나 당직 등을 공유하는 것”이라며 “계파 정치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대표가 된 2015년 이후에는 당내에 존재하지 않아 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해찬 당대표 시절 시스템 공천을 도입해 누가 자기 사람이라고 공천을 챙겨줄 수 있지 않게 됐다”며 “계파가 있다는 외부의 시각으로 당의 동료 의원들의 모임을 계파 등으로 규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박범계 후보는 “최근 기자들이 친명·비명을 묻길래 ‘친문적 친명’이라고 답했다”며 “어떤 계파인지 규정해야 하는 게 민주당의 문제이자 숙명”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저를 보고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의 가치를 추종하지 않는다고 누가 의문을 제기하겠느냐”며 “계파든 정파든 단호히 반대한다”고 부연했다.
계파 인식에 대한 질의는 박광온 후보의 주도권 질의에 따른 답으로 박 후보의 계파 인식에 대한 의견은 들을 수 없었다.
‘협치’ 없는 상태, 대여 전략
박광온 “쉬운 것부터 실마리 마련
홍익표 “협상 안 되면 여의도 벗어날 것”
꽉 막힌 여야 협상 개선 전략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박광온 후보는 여야가 일치한 법안 통과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이를 교두보로 협치의 폭을 넓혀가겠다는 전력을 밝혔지만, 홍익표 후보는 협치는 수단일 뿐 목표가 되어선 안 된다면서 협상이 안 되면 여의도를 벗어나 국민과 함께 입법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광온 후보는 협치가 사라진 정치 현실에 대해 “당이 아닌 윤석열 대통령이 제1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 안 하는 게 협치 실종의 근원”이라며 “국회가 결정장애에 빠졌다는 지적 듣고 있고 절대다수 의석 야당의 입법에 독주 프레임을 거는 반민주적인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고 정부여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민생이 가장 중요한 만큼 대통령 선거 공약 중 여야가 공통된 것들 위주로 여야가 먼저 합의해 통과시키면 신뢰가 생길 수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중요한 법안 통과 제안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익표 후보는 “협치를 수단으로 생각할 뿐 목표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협상을 제1의 수단으로 삼겠지만, 여의치 않으면 여의도에 갇히지 않고 국민과 함께하겠다. 거부권이 행사되긴 했으나 최근 국민과 함께해서 성공한 법안은 양곡법이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정권 교체 후 상당히 달라진 모습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국회 문체위원장을 8개월 하는데 국정과제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방문하는 대통령실 관계자나 정부 고위급 인사가 하나가 없다”며 “일에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