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58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삼성전자는 27일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640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63조745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8.1% 줄었다. 순이익은 1조5746억원으로 86.1%로 감소했다. 지난 7일 공시한 잠정실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부문에서 4조5800억원의 큰 적자가 발생했다. 매출은 13조730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은 26조8700억원, 영업이익은 8조4500억원이다. 매출은 절반가량으로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13조가량 차이 나는 셈이다. 반도체 부문에서 분기 적자가 발생한 건 지난 2009년 1월 이후 14년 만이다.

이번 적자는 반도체 재고 증가와 수요 부진, 가격 하락 등이 맞물리며 발생했다. 메모리는 물론 파운드리에서도 경기 침체로 수요가 위축돼 고객사 재고 증가로 주문이 감소했다.

스마트폰과 가전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에서는 1분기 매출 46조2200억원, 영업이익 4조2100억원을 기록했다. 갤럭시 S23 시리즈의 판매 호조가 수익률을 견인했다. 가전은 수요 위축과 비용 부담 등으로 부진했다.

역대급 실적 한파에도 R&D 투자는 크게 늘렸다. 1분기 시설 투자액은 10조700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6% 증가했다.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금액이다. 이중 반도체는 9조8000억원, 디스플레이는 3000억원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