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의 매도 폭탄으로 인해 발생한 하한가 사태에 국내 연기금도 큰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SG증권 창구로 대량 매도가 쏟아지면서 하한가로 추락했던 8개 종목 중 4개 종목은 26일까지 3일 연속 가격제한폭으로 떨어졌다. 26일까지 하한가를 이어간 4개 종목 중에는 삼천리,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등 도시가스주 3인방이 포함됐다. 이들 종목은 3일만에 67% 안팎씩 폭락했다.
해당 종목들에는 국민들의 노후 연금을 책임지는 연기금들이 대량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6월부터 연기금은 삼천리,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등 가스주를 사들였는데, 하한가 폭탄이 나오기 직전인 지난 21일까지 △대성홀딩스 528억원 △삼천리 396억원 △서울가스 462억원 등 총 1386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태가 터진 뒤 연기금도 서둘러 매도를 시도한 것으로 보이지만 하한가 매도물량이 거의 소화되지 않다 보니 삼천리와 서울가스는 각 1억4000만원씩, 대성홀딩스는 4000만원 등을 합쳐 3억원 가량만을 매도하는데 성공했다.
각 가스주들은 27일에도 큰 폭의 하락을 보이고 있다. 연기금이 약 1년간 분할매수 해왔던 점 등을 고려하면 연기금은 투자액의 절반은 손실을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당국은 SG증권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주가조작 세력과 관련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총괄과는 27일 서울 강남구의 H투자컨설팅업체 사무실과 관계자 명의로 된 업체, 주거지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해당 주가조작단과 관련 있는 서울 강남구의 골프업체도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남부지검 인력도 현장에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주가조작 세력이 매수자와 매도자가 가격을 정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통정거래'를 통해 일부 종목의 주가를 상승시킨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