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발 뗀 반도체 아카데미, 정원 2배 몰려…"안전교육 보완 숙제"

첫발 뗀 반도체 아카데미, 정원 2배 몰려…"안전교육 보완 숙제"

-반도체아카데미, 온라인 과정에 정원보다 2배 몰려
-6월부터 11개 대면 강좌 개설…“인재 양성 도움”
-노동계, 안전교육 미비 지적도…개설 촉구 목소리

기사승인 2023-05-07 06:00:02

지난해 12월 경기도 성남시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서 열린 반도체아카데미 출범식. 연합뉴스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한 민관협력 반도체아카데미가 문을 열었다. 온라인 강좌에 기존 정원보다 배가 넘는 수강생이 몰리는 등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안전교육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기준, 반도체아카데미는 △반도체 산업동향 이해 △반도체 공통요소기술 이해 등 온라인 강좌 2과목을 운영 중이다. 지난달 27일부터 시작, 오는 10일까지 진행된다. 이번에 개설된 강좌의 정원은 각각 100명씩이었으나, 지원자가 몰려 200명씩으로 늘렸다.

반도체아카데미는 다음 달 중순 오프라인 교육생을 모집한다. 오는 6월부터는 11개 강좌를 개설, 반도체 이론과 실습 등을 강의한다. 개설 과목은 △반도체 보드설계 및 검증 기술의 이해 △파운드리향 반도체 디자인 전문가 양성과정 △차세대 반도체 장비 제어 및 SW 전문가 양성과정 △반도체 테스트 프로그램 개발 및 분석 교육 등이다.

반도체아카데미 2023년 교육 프로그램. 반도체아카데미 

온라인과 달리 오프라인 교육은 수강생이 적게는 20명에서 많게는 40명으로 제한된다. 서류와 면접 등의 선발과정도 거쳐야 한다. 교육 대상은 대학생과 미취업자, 재직자 등이다. 한 강의 당 25~90일 동안 하루 6시간씩 교육이 진행된다. 강좌는 모두 무료다. 반도체 설계와 공정, 테스트, 후공정 등 분야별 체계적인 실무를 배울 수 있다.

반도체아카데미는 현장형 인재를 양성, 인력 불안에 시달리는 중소 반도체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와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등의 민관협력으로 만들어졌다.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사장이 초대 원장을 맡았다. 이번에 개설된 오프라인 심화과정을 통해 200여명의 교육생이 중소 반도체 현장에 투입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선례도 있다. 경기 성남시와 가천대학교, 반도체공학회 등에서 운영 중인 시스템반도체설계(팹리스) 아카데미는 현재 2기 교육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기 교육생의 76.6%는 팹리스 기업 등에 취업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7일 반도체 초격차 지원을 위해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 반도체 생산 현장을 둘러보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기획재정부  

전문가들은 반도체아카데미가 부족한 반도체 인력 양성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봤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 겸 서울대 명예교수는 “반도체 내에서도 설계와 공정, 테스트, 후공정 등 업무마다 배워야 할 내용이 다르다. 체계적으로 강의 과정이 나누어진 것 같다”며 “인력이 필요한 반도체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식 울산과학기술원(유니스트) 교수도 “현재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우선순위로 꼽아야 하는 것은 인력 양성”이라며 “반도체 인재를 통해 우리나라 기술 수준도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안전 교육이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강의 내용 중 반도체 안전 관련 내용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도체아카데미에서는 장비·기구를 다루는 현장실습에서 사전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론 수업 등에서는 안전 교육을 따로 준비하고 있지 않다.

노동계 의견은 다르다. 현장실습뿐만 아니라 이론 수업에서도 산업분야 위험성에 대해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란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반올림) 노무사는 “중소 반도체 업체로 갈수록 안전관리의 중요성이 커진다. 산재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환경이 담보되려면 노동자의 알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 반도체 현장에 투입된 예비 노동자에게 맞춤형 안전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