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자, 이를 전해들은 간호사들이 눈물을 흘렸다.
윤 대통령은 16일 국무회의에서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법률안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는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번 간호법안은 유관 직역 간의 과도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고, 간호 업무의 탈 의료기관화는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불안감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간호법 제정안은 의료법에서 간호사 관련 내용을 분리해 간호사와 전문간호사, 간호조무사의 업무 범위를 정하고 간호사의 근무 환경 및 처우를 개선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간호법 공포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자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다리던 간호사들 사이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말도 안돼” “대통령 공약인데 이럴 수 있나” “너무한다” 등 울분에 찬 목소리였다.
간호법 제정을 위해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다 4일째 응급실로 이송된 김영경 대한간호협회 회장도 퇴원 후 모습을 드러냈다. 김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간호법을 제정하겠다는 약속을 했음에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간호법 제정 약속과 공약을 파기했다”며 “결코 남용돼서는 안 될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우리나라의 자랑스런 민주정치를 어리석은 자들의 선동에 의한 정치, 즉 중우정치로 전락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간호사들은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한 회원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회장도 눈물을 흘렸다. 간호사들은 김 회장을 둘러싸고 박수를 보냈다. 손혜숙 간협 제2부회장은 동료 회원들을 다독이며 “간호법이 제정되는 그날까지 함께 가자”고 다짐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