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기업 경기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15개월째 기준선을 하회하는 등 장기 부진을 기록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BSI를 조사한 결과, 다음 달 BSI 전망치는 90.9를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BSI는 기준선 100보다 높으면 지난달 대비 긍정적 경기 전망을, 100보다 낮으면 지난달 대비 부정적 경기 전망을 나타낸다.
BSI 전망치는 지난해 4월(99.1)부터 기준선 100을 15개월 연속 하회 중이다. 15개월 연속 부진은 지난 2021년 2월 이후 최장기다.
월별 BSI를 매년 2분기 기준으로 전환한 결과, 올해 2분기 BSI 전망치는 92.6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초기였던 지난 2020년 2분기(63.3)를 제외할 경우,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2분기(64.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업종별 BSI를 살펴보면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동반 부진했다. 각각 90.9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부터 13개월 연속 100을 하회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이 13개월 연속 동반 부진한 것은 지난 2019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제조업은 기준선을 초과한 세부 산업이 전무했다. 기준선에 걸친 업종(자동차·기타운송장비, 의약품, 비금속)을 제외한 나머지 7개 업종은 업황 부진이 전망된다. 목재·가구(60.0), 금속 및 금속제품(81.3), 섬유·의복(85.7), 석유정제·화학(88.9), 식음료(94.7), 전자·통신장비(95.2),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95.5) 등이다. 특히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장비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대비 23p 반등했지만 9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했다.
비제조업 중 기준선을 초과한 업종은 전기·가스·수도(105.9)가 유일했다. 2분기 전기·가스료 인상이 예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정보통신(82.4)은 비제조업 중 업황 전망이 가장 부진했다.
조사부문별 BSI는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 전망을 나타냈다. 자금사정 89.1, 채산성 90.9, 내수 92.7, 투자 93.2, 수출 93.9, 고용 97.0, 재고 104.1 등이다. 재고는 기준선을 상회할 경우 재고과잉으로 부정적 전망을 의미한다. 특히 내수(92.7)와 투자(93.2), 수출(93.9) 모두 지난해 7월부터 12개월 연속 동시 부진했다. 12개월 연속 동반 부진은 2021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기업들은 경기침체 심화로 인한 실적부진으로 경기심리가 매우 위축되어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세제개선과 노동시장 개혁, 규제 개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생산비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가격변수(최저임금, 금리, 물가 등)의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