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 공포에 경제·금융수장들 DSR 완화 ‘만지작’

역전세 공포에 경제·금융수장들 DSR 완화 ‘만지작’

경제·금융수장들 6일 DSR 규제 조정 검토
전세보증금반환대출 한해 규제 완화 전망

기사승인 2023-06-05 14:47:35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사진=임형택 기자

주택시장 하락세로 역전세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역전세에 한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제·금융수장들은 6일 비공개 회동을 가지고 이같은 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DSR은 주담대, 신용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로 금융당국은 현재 총대출액이 1억원 이상인 차주들에 DSR 40%를 적용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오는 6일 비공개 회동을 갖는다. 이들은 이날 전세퇴거자금대출(전세보증금반환대출)의 DSR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잔존 전세계약 중 깡통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지난해 1월 2.8%(5만6000호)에서 지난 4월 8.3%(16만3000호)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25.9%(51만7000호)에서 52.4%(102만6000호)로 늘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깡통전세와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이 각각 1.3%와 48.3%에 달했고, 비수도권(14.6%·50.9%)과 경기·인천(6.0%·56.5%)은 서울보다 더 높았다. 깡통전세는 주택시장 하락세로 인해 매매시세가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낮은 경우를 뜻하며, 역전세는 전세시세가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낮은 경우를 말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전셋값이 정점을 찍은 재작년 11월 맺은 계약 만기가 올해 하반기부터 도래하면서 깡통전세나 역전세 문제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에 세입자에게 돌려줄 보증금이 부족한 집주인이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반환할 수 있도록 전세보증금반환대출의 DSR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생각이다. 전세보증금반환대출은 세입자가 퇴거하게 될 때 집주인이 보증금을 반환해 주기 위한 목적으로 금융사를 통해 돈을 빌리는 대출 상품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전세금 반환보증 관련 대출에서 선의의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해 제한적으로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부분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1일 “역전세 관련 전세반환대출 (DSR 규제 완화) 같은 경우에는 부채 증가와 차주 부담 여부, 도덕적 해이 등의 이슈에 대해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와 함께 시뮬레이션하면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DSR 규제 완화를 두고 우려 섞인 시각도 존재한다. 국내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가 최근 증가세로 돌아선 가운데 DSR 규제 완화가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9월부터 매월 감소세를 보였지만 올해 4월 2000억원 소폭 늘어나며 증가세로 전환했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도 전월보다 1431억원이 늘어나며 1년 5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우려에 DSR 규제의 기본 원칙은 유지하면서 미세조정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 원장은 지난 1일 “DSR 규제는 일부 미세조정들이 있는 것은 맞으나 지급 여력 대비 대출의 양을 관리하자는 대원칙에서의 DSR 완화는 없다는 것이 정부의 기조”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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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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