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놓고 예를 들었던 호주가 2개월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호주 중앙은행(RBA)은 6일(현지시간) 통화정책 회의 후 기준금리를 3.85%에서 4.1%로 0.25%p(포인트) 인상했다. 필립 로우 RBA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 직후 물가 상승이 기간 내에 목표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주기 위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으로 설명했다.
앞서 RBA는 지난해 5월부터 지난 3월까지 10차례 금리 인상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호주 기준금리는 0.1%에서 3.6%까지 치솟았다. RBA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는 지난 4월 금리 동결로 잠시 멈췄고, 이에 시장에서는 금리 정점론이 확산됐다. 하지만 RBA가 5월에 이어 6월에도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시장의 금리 정점론은 무너졌다.
이 총재는 이를 두고 지난달 25일 “한은이 (금리를) 더 올리지 않을 텐데 겁만 준다고 시장이 반응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우리는 옵션을 얼어놨고, 물가와 데이터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호주도 홀드(동결)하겠다고 해서 안 올릴 줄 알았는데 지난달 (금리를) 올렸다. 한국이 절대로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아달라”며 “적어도 금통위원들이 상황을 보자고 한 것은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주가 금리 동결 이후 2연속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이 총재의 발언도 설득력을 얻는 모습이다. 다만 국내 기준금리 정점론에 힘을 실고 있는 시장의 기대가 꺾일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증권가에선 한은 금통위가 오는 7월13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현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에 힘을 주고 있다. 더욱이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버리지 못 하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현실성이 크지 않다”며 “오는 9~10월 미 연준이 양적긴축(QT)을 종료할 것으로 전망하고, 한은 역시 올해 4분기에 금리인하를 선제적으로 단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