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1년이 지나고 시의원과 구의원으로 의정활동에 나선 청년 정치인의 얘기를 들었다. 이들은 청년과 정치인이라는 범주 사이에서 각자 온 힘을 다해 달리고 있다.
8일 청년 정치인들은 보수와 진보의 이념보다 주민과 자신의 지역에 더 많은 관심을 표현했다. 사회의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지만 목소리는 없는 청년을 위해 자신들의 의정활동이 이들의 목소리를 더 크게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성 정치인의 관록, 청년 정치인의 정보력”
임규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은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청년 정치인과 기성 정치인의 협력을 설명했다. 그는 “서울시의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열성적으로 (의정활동에) 임하고 있다”며 “야당의원의 역할인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는 일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청년과 어르신, 여성과 아이가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년 간 시의원 의정활동의 소회에 대해 질문하자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을 때가 많다. 청년이라 그런 면이 있다”며 “임 의원 덕에 살기 좋아졌다는 말을 들으면 의정활동의 보람이 커지기도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임 의원은 ‘청년 정치인 차별과 어려움’에 대해선 기성 정치인과 협력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설명했다. 그는 “차별과 어려움을 염려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선배 동료의원의 경륜과 경험을 빌리고 제가 가진 정보력을 합쳐 더 높은 수준의 의정활동을 할 수 있다. 서로 시너지 덕에 끊임없이 교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 정치인으로서 만들어가고 싶은 정책에 대해 묻자 임 시의원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졌다. 그는 “청년에게 자립할 수 있는 지원정책이 필요하지만 단발성 형태로 단순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서울시에도 시정질문을 통해 정책구현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단순 명분쌓기용 정책이 아닌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소리 높였다.
“권위와 경직된 문화…의회는 젊어질 것”
쿠키뉴스와 인터뷰를 시작한 고영찬 국민의힘 금천구의원은 의정활동 방향으로 ‘배움’을 꼽았다. 그는 “당선 후 모르는 것과 어려운 일을 해나가면서 정신없이 1년이 흘렀다”며 “의회에서 돋보이는 의정활동을 보여주고자 했다면 이제는 방향을 지켜나가는 의정활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정활동 1년 소회에 대해선 “역대 최연소 금천구의원으로 입성한 부분이 기억난다. 깡통전세 보호 조례를 전국 최초로 제정해 청년들을 보호하고자 했다”며 “행정편의주의가 주민에게 주는 부담을 알고 있다. 주민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두텁고 빈틈없는 정책을 제안해 금천구가 서울의 미래가 될 수 있게 하겠다”고 전했다.
고영찬 의원에게 ‘청년 정치인의 의정활동 어려움’ 질문하자 권위와 경직된 의회문화를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그는 “젊어서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의회 문화가 권위적이고 경직된 점은 의정활동에 걸림돌이 된다”며 “청년 정치인이 이례적이다 보니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아 조금씩 개선해 나가고 있다. 의회는 점차 젊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년 정치인이 만들고 싶은 정책을 묻자 고 의원은 열변을 토하기도 했다. 고영찬 의원은 “금천구는 가산디지털단지를 기반으로 서울에서 평균 연령이 가장 젊고 유일하게 청년인구가 증가하는 곳”이라며 “이런 장점을 기반으로 금천이 청년과 저출산 정책의 테스트배드가 돼 다양한 청년 지원책을 해줄 수 있게 하고 싶다”고 전했다.
“문법이 다르다고 싸가지가 아닙니다”
고찬양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의원은 인터뷰 자리에서 강서구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그는 의정활동 방향에 대해 질문하자 “더 젊은 강서 확실한 일꾼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구의원에) 당선됐다”며 “그 슬로건에 부끄럽지 않게 초심을 잃지 않고 주민 곁에 든든한 일꾼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강서구가 더 역동적이고 활력적인 자치구가 되는 의정활동을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구 의원 1년 소회에 대해선 ‘기초의원의 역할’을 설명했다. 그는 “기초의원이 된 후 업무가 정말 많다고 생각했다. 조례 제정부터 강서구 예산과 결산, 지역 민원을 해결하고 있다”며 “주권자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지역 주민의 삶 개선을 위해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하고 있다. 절실한 각오로 일하고 있다”고 답했다.
고찬양 의원은 청년 정치인이 의정활동 중 겪은 어려움으로 나이와 정치 문법을 설명했다. 그는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고 있지만 기존 구의회 정치 문법과 다른 의정활동으로 불편하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며 “선출직 의원으로서 발언에 대해 나이가 젊다는 이유로 싸가지를 얘기하는 분이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런 어려움이 닥쳐올 때 저를 믿고 당선시켜준 주민을 떠올리고 있다”며 “당당하고 떳떳하게 의정활동을 해야 한다. (그래야) 청년정치가 인정받고 더 많은 청년 정치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고찬양 의원도 청년 정치인으로서 하고 싶은 정책에 ‘청년 정책’을 꼽았다. 그는 “강서구의 청년비율은 32.7%로 서울에서 두 번째로 청년 비율이 높고 인구도 많다”며 “실질적인 청년의 요구를 바탕으로 많은 정책이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10개월을 준비해 청년참여 활성화 조례를 만들었다. 청년의 (정책) 참여를 독려해 상상이 현실이 되는 정책을 만들고 싶다”며 “보다 많은 청년의 목소리가 강서구 정책에 반영돼 활기차고 역동적인 강서구가 되도록 온 힘을 다해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