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만명에 가까운 간호사들이 임상현장을 떠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사 본래 업무범위 이상의 과중한 업무량,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이다.
대한간호협회가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간하는 ‘건강보험통계’와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인력실태조사’ 자료를 자체 분석한 결과 간호사 면허자 48만1211명 가운데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임상 간호사는 52.8%(25만4227명)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간호사의 연평균 증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4배 이상 높지만 OECD 국가 중 면허 간호사 대비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임상 간호사 비율은 52.8%로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OECD 평균 68.2%보다 15%p 이상 차이가 나는 수준이다.
간호사 사직율도 매년 높아져 2020년 기준 19.7%에 달한다. 의료기관 종별로 보면 요양병원이 35.0%로 가장 높았다. 이어 병원 27.3%, 기타 27.1%, 의원 24.5%, 보건소 및 보건기관 22.1%, 종합병원 16.2%, 상급종합병원 10.7% 순이었다. 사직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5.2%는 간호사 본래 업무범위 이상의 과도한 일에 지쳐 사직을 선택하고 있다.
특히 신규간호사의 경우 업무 부적응 등으로 인해 2017년 38.1%였던 1년 이내 사직률이 2021년 52.8%로 불과 5년 사이 14.7%p나 상승했다.
간협 관계자는 “자체분석 결과를 계산해보면 매년 1만명에 가까운 간호사가 병원을 떠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면서 “간호사들이 간호 외 업무와 과중한 업무량, 열악한 근무환경, 업무 부적응 문제 등으로 임상현장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간호사 배치 수준(간호사 1인당 환자 수)은 환자의 사망률, 패혈증, 재입원, 재원기간, 중환자실 입원, 병원감염, 낙상, 욕창 등 환자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만성적인 간호인력 부족을 해결하려면 신규 배출 인력만 늘릴 게 아니라 간호사들이 병원을 떠나는 이유를 없애고 간호법을 제정해 간호인력에 대한 근무환경 개선과 배치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