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감독의 ‘황태자’는 아직까지 보이지 않는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 평가전을 1대 1로 마무리했다. 후반 4분 황의조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39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엘살바도르의 수비수 알렉스 롤단이 다이빙 헤더로 한국의 골문을 흔들었다.
지난 16일 페루전에서 0대 1로 패배한 한국은 이번 경기에서도 무승부로 승리를 거두지 못한 한국은 1무 1패로 6월 평가전 일정을 마무리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3월에 이어 또 첫 승을 거두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지휘봉을 잡은 뒤 성적은 2무 2패.
최전방 공격수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클린스만호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3월에 이어 6월 소집 명단에도 조규성(전북 현대), 오현규(셀틱), 황의조(FC서울) 3명이 소집됐다. 현재 K리그1(1부리그)에서 10골을 넣어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던 주민규(울산 현대)는 이번에도 클린스만 감독에게 외면 받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6월 소집 명단 발표 당시 “스트라이커 포지션은 상당히 특별하다. 득점으로 평가받는 위치다. 감독으로서 매 경기 선수들이 득점하기를 바란다. 물론 오현규는 벤치에서 주로 시작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을 수도 있다”라면서 “K리그에서 더 많은 득점을 하는 선수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스트라이커가 있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득점을 하지 못하는 시기가 올 수도 있는데 지속적으로 돕고 싶다”고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소집된 선수들이 아직까지는 대표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페루전에서 선발로 나선 오현규는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기도 했다. 전반 27분 이강인(마요르카)의 절묘한 스루 패스로 오현규가 1대 1 찬스를 맞았지만, 슈팅이 빗맞았다. 후반전에도 황희찬(울버햄튼)이 흘려준 크로스를 슈팅까지 시도하지 못해 땅을 쳤다.
엘살바도르전에선 조규성이 선발로 나섰지만, 그도 골맛을 보지 못했다. 조규성은 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비교적 좋은 움직임을 보였으나 마무리가 잘 되지 않았다. 초반부터 한국은 집중적으로 조규성의 머리를 향하는 크로스를 날렸지만 그는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전 클린스만 감독이 이재성(마인츠) 대신 황의조를 투입해 투톱 전술을 꺼내들기도 했다. 이전까지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체제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받지 못했던 황의조는 이날 투입 4분 만에 터닝슛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는 클린스만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첫 스트라이커 득점이기도 하다.
아직까지 확고한 선수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클린스만 감독의 머릿속도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의 기량 보다는 컨디션에 초점을 뒀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황의조(FC서울)나 조규성(전북 현대) 모두 월드컵 끝난 이후 K리그에서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오현규도 셀틱에서 득점했지만 90분 경기를 많이 소화하지 못했다”고 문제를 짚었다.
이어 “대표팀에서 몸 상태를 보면 90분간 지구력, 경기력 유지에 어려움이 있다. 그러니 믿음을 줘야 한다. 조규성이 오늘 두 차례 완벽한 득점 기회 놓쳤지만 다음에 득점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라면서 “나도 현역 때 오랜 기간 득점 못 한적 있는데 (이들도) 상당히 짜증이 날 것이다. 평소 준비를 잘 하는 방법밖에 없다. 훈련을 통해 선수에게 믿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