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30세 이상 성인 6명 중 1명꼴로 당뇨를 갖고 있다. 최근 9년간 유병률이 12.4%(2012년)에서 16.7%(2020년)로 증가할 만큼 당뇨병은 흔하고 무서운 병이 됐다.
무더위 속 덥고 지치기 쉬운 여름철, 1년 내내 혈당 관리가 필요한 당뇨병 환자들이 꼭 알아야 할 주의사항을 곽수헌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와 알아봤다.
Q. 당뇨 환자가 여름철 신경 써야 할 점은?
당뇨병은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실천하면서 혈당을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그러나 여름철에는 무더위 때문에 입맛을 잃거나 열대야, 휴가 등으로 생활 리듬이 흐트러지기 쉽다. 특히 한여름 무더위는 시원한 과일, 설탕이 많이 함유된 음료수 등을 찾게 한다.
따라서 입맛을 잃지 않도록 식단 변화를 시도하고, 조금씩 자주 먹되 규칙적 식사를 가져갈 필요가 있다. 냉콩국수와 냉채, 오이냉국 등은 입맛을 살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목이 마를 땐 얼음물을 마시거나 홍차, 녹차에 레몬을 띄워 시원하게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여름휴가 등으로 인해 외식 빈도가 늘어날 경우 메뉴와 칼로리를 미리 계획해 적당량만 섭취하는 게 좋다.
운동도 중요한 관리 요소 중 하나다. 여름철에는 조금만 운동을 해도 쉽게 지치고 땀을 많이 흘려 탈수가 오기 쉽다.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이른 아침이나 서늘한 저녁에 운동하는 게 바람직하다.
다만 인슐린을 투여하거나 인슐린 분비 촉진제를 복용하는 경우 아침 식사 전 공복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는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땀을 흘렸으면 당분이 적은 음료수를 섭취하도록 한다. 보통 20분 정도 땀을 흘리면 200ml 정도의 수분 섭취가 권장된다.
Q. 휴가를 떠나 물놀이 할 때 주의할 점은?
많은 환자가 당뇨병의 합병증인 ‘당뇨병성 족부병변’을 두려워한다. 일명 ‘당뇨발’로 불리는 이 합병증은 발에 난 상처가 잘 낫지 않고 심한 경우 썩는 증상을 보인다.
특히 여름철 휴가지에서 물놀이 등을 할 때 맨발로 다니는 경우가 있는데, 습한 날씨로 인해 발 위생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 외출 시에는 발을 보호하고, 상처가 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며 가급적 흰색 양말을 신어 상처를 바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해변가 등에서도 맨발을 노출하는 샌들이나 슬리퍼보다는 양말과 편안한 운동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저녁에는 발을 깨끗이 씻고 잘 말린 후 크림이나 로션을 발라 건조하지 않게 해야 하며 평소 무좀이 있다면 피부과 등 진료를 통해 치료받는 것이 좋다. 만약 발에 상처가 생기면 가급적 빨리 치료를 받아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Q. 여름철 올바른 인슐린 관리법은?
인슐린 분비 결핍이 있는 1형 당뇨병 환자나 인슐린 분비가 현격히 떨어진 일부 2형 당뇨병 환자는 주사기로 피하에 인슐린을 직접 투여하는 치료를 한다.
인슐린은 고온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변질될 우려가 있으며, 변질된 인슐린은 체내 혈당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못 하게 된다. 따라서 더운 여름에는 인슐린을 차 안 등의 공간에 두지 말고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사용 전 인슐린은 냉장 보관해야 한다. 사용 중인 인슐린은 보통 20~25도 정도의 상온에서 보관해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휴가가 예정됐다면 기간과 목적지에 따라 평소 복용하던 당뇨약과 인슐린 주사제를 잘 챙겨야 한다. 혈당측정기를 잊지 말고 혈당이 너무 오르거나 내려가지 않는지 살펴야 한다.
장시간 운전이나 운동을 할 때 저혈당에 대비하기 위한 간식을 준비하고, 해외여행 시에는 필요할 경우 진단서 등을 미리 챙겨야 한다. 인슐린 주사 치료를 하는 사람은 주삿바늘이 부족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