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3.50% 현행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금통위부터 현재까지 포함하면 총 4연속 동결이다.
금통위는 13일 오전 9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개최하고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기준금리가 동결된 것은 지난 2월, 4월, 5월에 이어 4연속이다.
앞서 대부분의 채권전문가들이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번달 5일까지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93명이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나머지 7명은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인상 전망을 내놓은 응답자들은 0.25%p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동결이 사실상 금리 인상 사이클의 종결이 됐다고 보고 있다.
한은이 4회 연속 금리 동결을 결정한 주요 이유는 물가 상승률이 점차 둔화되는 가운데 경기 침체 우려 및 새마을금고 사태에 따른 금융 안정 리스크를 감안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먼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작년 동월 대비 2.7%)이 2%대로 떨어지는 등 물가 상승 압력이 줄어드는 추세로 접어들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를 기록한 것은 2021년 9월 2.4% 이후 21개월만에 있는 일이다.
여기에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1% 상승했는데, 근원물가는 3월 4.8%에서 4월 4.6%, 5월 4.3%로 석 달 연속 하락하며, 2022년 5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저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의 이유로 새마을금고에서 발생한 불안정성이 금융업권으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달 새마을금고의 연체율 상승과 일부 금고 부실사태가 연이어 일어나며 금융소비자들이 예금을 인출해가는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이처럼 금융시장의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추가 금리 인상은 자금 경색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한은의 금리 동결 결정은 이미 최대치로 벌어진 한·미 기준금리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제롬 파월 미 연준(Fed) 의장은 이번달 초 연내 2회 금리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연준이 7월 FOMC에서 금리를 0.25%p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한국(3.5%)와 미국(5.25~5.5%) 금리 차는 역대 최대인 2.0%로 확대된다. 금리 역전 차가 벌어지면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가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외환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