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에 소상공인 ‘한숨’…“수익 더 악화될 듯”

최저임금 인상에 소상공인 ‘한숨’…“수익 더 악화될 듯”

최저시급 못받는 1인 자영업자 태반…부담 증가 불가피
소상공인 "최저임금 동결 안돼 강한 유감...지원 대책 필요"

기사승인 2023-07-19 14:50:39
연합뉴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5% 인상한 9860원으로 결정되면서 소상공인 업계의 탄식이 크다. 특히 편의점, 카페, 음식점 등에선 전기료 인상에 더해 인건비 부담까지 늘게 돼 수익 상황이 더 열악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걱정한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공동대표는 19일 “최소한 동결을 기대했는데 매우 아쉽다”며 “이번 결정에 실망하고 허탈해하는 점주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계 회장은 “수익은 정체되거나 감소하는데, 인건비 등의 비용 부담은 계속 커지면서 현장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라며 “아르바이트생 근무 시간을 줄이거나 아예 내보내고 부부가 돌아가며 주야간 근무를 직접 하겠다는 점주들도 여럿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 60시간 이상 근무를 기준으로 주휴수당 20%와 4대 보험료 9%를 더하면 최저시급은 이미 1만3000원대에 이른다”며 “이러한 인건비를 감당할 수 있는 점주는 그리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주휴수당 폐지나 업종별·지역별 차등화 등의 업계 숙원이 무산된 데 따른 불만의 목소리도 크다.

주휴수당은 1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하면 하루치 일당을 더 주는 것이다. 편의점 업계가 인건비 부담의 핵심으로 지목하는 제도이기도 하다. 편의점 업계는 그동안 5인 미만 영세사업체에 대해 주휴수당 폐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성인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공동대표는 “주휴수당은 그대로인데 다시 최저임금이 올라 고용이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그만큼의 최저임금을 줄 수 없는 지역과 업종이 분명 존재하는데 업종별·지역별 차등화가 이뤄지지 않은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최저임금이 1만원선을 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라는 반응도 있다.

한 편의점주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처음에 1만2000원을 언급하는 기사가 나왔을 때는 심장이 쫄깃했다”며 “(1만원을 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적었다.

음식점, 카페 등을 운영하는 소상공인 업계에서도 많은 이들이 인건비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한 식당 업주는 “자영업계는 동결을 주장했는데, 인상이 됐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라며 “기능직과 초보자는 다를 수밖에 없는데 최저임금을 구분 없이 동일하게 줘야 하는 것도 문제”라고 토로했다.

카페를 운영 중인 또다른 점주도 “주휴수당을 더하면 이전에도 시급이 1만원이 넘었다”며 "최저임금 자체가 너무 높다. 이번에 최저임금이 만원을 넘었으면 주말에 일하는 친구들을 줄이려고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장이라는 이름으로 최저임금도 못 받아 가는 1인 자영업자가 태반”이라며 "최저임금이 더 큰 폭으로 오르면 아예 가게 문을 닫는다는 사람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소상공인연합회도 이날 최저 임금 인상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며, 정부에 지원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소공연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소상공인의 연평균 영업이익 상승률은 1.6%에 불과했으나, 인건비 상승률은 3.7%대였다.

소공연은 입장문을 통해 “비용구조와 경영여건 상 불가피한 경제 상황을 고려해 최저임금 동결을 촉구해 왔다”며 “이번 최저임금 결정은 주요 지불 주체인 소상공인의 절규를 외면한 무책임한 처사이며, 소상공인이 더이상 고용을 유지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소상공인을 벼랑으로 내모는 무책임한 결정에 대한 책임은 정부도 져야 한다”며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지 않는다면 이들 업종을 시작으로 종국에는 다수의 업종이 도미노로 문을 닫는 총체적 비극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저성장과 고금리로 인해 중소기업의 경영 여건이 매우 어려워졌고,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영 활동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운 경영 상황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동결해 주기를 바랐지만 다소 아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최저임금 인상으로 중소기업들은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중소기업의 경영 악화로 이어져 고용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논평을 통해 아쉬움을 표했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은 “이번 인상으로 한계에 내몰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경영상 부담 증가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들 계층이 일자리를 유지하고 경쟁력을 갖춰나갈 수 있는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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