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2분기에도 저조한 실적을 냈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2분기 매출 7조3059억원, 영업손실 2조8821억원, 순손실 2조9879억원의 경영실적으로 기록했다고 26일 공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1%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4조1972억원)과 비교해 이번 분기에는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1분기에는 3조402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이어온 3분기 연속 적자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다.
다만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이 늘고 영업손실 규모는 축소됐다. 1분기 영업손실률은 67%에 달했으나 2분기 39%로 줄었다. SK하이닉스는 “챗GPT를 중심으로 한 생성형 AI 시장이 확대되면서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급증했다”며 “이에 따라 HBM3와 DDR5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어나, 2분기 매출은 1분기 대비 44% 커지고, 영업손실은 15%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긍정적인 전망도 언급됐다. SK하이닉스는 같은 날 컨퍼런스콜에서 “AI향 서버에서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강력히 발생하고 있다”며 “AI향 서버는 빠른 연산처리를 위해 일반 서버보다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8배의 메모리를 사용한다. 수요뿐만 아니라 수익성에서도 긍정적 영향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고객사의 메모리 재고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 또한 긍정적 요인이다. 이번 분기부터 감산 효과도 점차적으로 나타나는 상황이다.
HBM3와 DDR5, LPDDR5, 176단 낸드 기반 SSD를 중심으로 판매를 꾸준히 늘려 하반기 실적 개선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와 함께 D램에 비해 낸드의 재고 감소 속도가 더디다고 보고, 낸드 제품의 감산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웨스턴디지털(WD)-키옥시아 합병설에 대해 “언급된 내용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지만 합병 관련해 구체적인 조건이 확인된 바는 없다”며 “양사의 합병이 키옥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은 “전사 투자를 전년 대비 50% 이상 축소한다는 기조에는 변함없지만, 그동안 경영 효율화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향후 시장 성장을 주도할 고용량 DDR5와 HBM3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는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1분기를 저점으로 이제 회복 국면에 접어드는 것으로 보인다”며 “당사는 고성능 제품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실적을 개선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