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는 영어, 뒤에서는 스페인어. 누군가는 그리스어를 하며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촬영한다. 전 세계 각국의 취재진과 인플루언서 등이 삼성전자의 신제품을 보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삼성전자의 신제품을 소개하는 갤럭시언팩이 처음으로 ‘안방’인 한국에서 열렸다. 700명이 넘는 외신기자와 800여명의 해외파트너 등 2000명이 넘는 인파가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갤럭시언팩 2023 현장을 찾았다.
이날 오후 6시30분, 언팩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코엑스 B홀 앞에는 대기 줄이 늘어섰다. 포토존 앞은 행사에 참여하는 BTS와 아이브, 트와이스, 스트레이키즈 등 유명 인사를 보기 위한 팬들로 더욱 혼잡했다.
행사장 안에는 원형 무대를 중심으로 꾸려졌다. 벽면에는 대형 스크린이 여러 개 부착돼 어느 위치에서든 무대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게 했다. 더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 의자가 빽빽이 늘어선 모습이었다. 행사장 한편에는 전통 한옥을 본 뜬 포토존도 마련됐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채경선 미술 감독이 디자인을 맡았다. 남산타워 등 서울 도시의 야경이 포토존의 배경으로 어우러졌다.
오후 8시 정각이 되자 국악이 섞인 갤럭시 테마곡 ‘over the horizon’이 흘러나왔다. 넥타이 없이 검은 셔츠를 입은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이 무대에 올라 손을 흔들자 환호성이 터졌다. 노 사장은 “삼성 갤럭시 언팩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그리고 한국 서울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며 첫 운을 뗐다. 이어 “여러분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기대를 뛰어넘기 위해 노력한다. 오늘은 여러분께 폴더블 스마트폰의 미래를 소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플립5’와 ‘갤럭시 Z 폴드5’가 전격 공개됐다. 두 시리즈 모두 새로운 ‘플렉스 힌지’를 장착했다. 이전 시리즈에서 지적됐던 ‘들뜸’ 등의 문제가 사라졌다. 외부 충격을 분산시키는 구조로 만들어져 더욱 튼튼해졌다는 장점도 있다.
Z 플립5는 이전 모델이 비해 커진 커버스크린 ‘플렉스 윈도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날 현장에 방문한 미국 배우 시드니 스위니와 아이브 장원영이 즉석에서 Z 플립5의 플렉스윈도우 화면을 보며 플렉스캠으로 셀피 촬영을 했다. 사진이 공개되자 큰 환호성이 쏟아졌다.
Z 폴드5의 성능을 소개하는 시간에는 BTS의 슈가가 영상으로 등장했다. 영상 속에서 폴더블 제품만의 장점이 무엇인지 물었다. 대화면으로만 누릴 수 있는 장점과 화면 분할, 태스크바, 향상된 드래그 앤 드롭 기능 등이 소개됐다. 이후 연단에 오른 삼성 관계자가 현장을 방문한 슈가에게 다시 “어떻게 생각하냐”며 의견을 물었다. 이에 슈가는 말없이 자신의 갤럭시폰을 들어 보였다. 객석에서는 다시 환호성이 쏟아졌다.
갤럭시 워치6 시리즈도 객석의 찬사를 받았다. 혼팍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 헬스팀장(상무)은 새로운 워치 6 시리즈를 소개하며 회전식 물리베젤을 적용한 워치 6 클래식의 부활을 알렸다. 직접 착용하고 나온 혼팍 상무가 손목을 들어보이자 객석에서는 박수와 함성이 터져나왔다.
신제품 발표가 끝난 후, 관람객들을 위한 체험존이 마련됐다. 폴더블폰과 갤럭시워치, 갤럭시 탭9 시리즈가 전시됐다. 플렉스캠으로 셀피를 촬영하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시원한 화면과 뛰어난 화질이 눈길을 끌었다. 폴드5는 멀티윈도우와 드래그 앤 드롭을 통한 손쉬운 복사 기능 등을 체험 가능했다. 드래그 앤 드롭을 통한 복사는 기존 갤러리 사진뿐 아니라 인터넷상 사진에도 적용가능하다고 설명됐다. 갤럭시 탭9 시리즈에는 기존 안드로이드에서는 지원되지 않았던 필기 어플 ‘굿노트’가 탑재됐다. 필압에 따라 선의 굵기가 달라지는 세심함도 엿볼 수 있었다.
이날 소개된 삼성전자의 신제품은 다음 달 11일 출시될 예정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