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은행의 상반기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우리의 현 주소를 냉정하게 인식하고 타행과 격차를 빠르게 축소시키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노력하자”고 말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지난 28일 서울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서 ‘2023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하반기 경영전략 회의에서는 상반기 영업우수조직에 대한 시상과 각 사업그룹별 하반기 주요 영업추진 계획 공유가 진행됐다.
이와 함께 조 행장은 “변화와 도전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며 “우리은행 리더인 지점장들이 결코 후퇴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영업에 집중해 상반기 어닝쇼크를 하반기에는 어닝서프라이즈로 되돌리자”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지난 3일 취임한 조 행장이 이처럼 절박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실적 감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472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545억원) 대비 825억원(5.3%) 감소한 실적을 거뒀다.
나머지 시중은행들의 경우 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7.7% 증가한 1조8585억원을 기록했고,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33.9% 증가한 1조839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신한은행(1조6805억원·-0.1%)은 상반기 순이익이 줄긴 했지만 감소율이 우리은행보다 낮았고, 농협은행(1조2469억원·35.1%)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그렸다.
조 행장은 취임 이후 새롭게 신설한 영업조직을 언급하며 영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BIZ프라임센터, 투체어스W, 글로벌투자WON센터, 동남아성장사업부 등 영업 특화조직이 우리은행의 새로운 시작을 이끄는 최선봉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은 투자금 회수 불능에 빠진 ‘홍콩 오피스 투자 펀드’ 투자자 구제를 위해 총 투자원금의 70%에 해당하는 540억원을 적립했다.
앞서 미래에셋 계열 멀티에셋자산운용은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에 대출하기 위해 해당 펀드를 조성했다.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한 국내 투자자들은 2019년 6월 중순위(메자닌)로 해당 빌딩에 당시 환율 기준 2800억원을 대출해줬다.
우리은행은 이 펀드를 연 5.1% 금리 조건으로 총 765억원 판매했다. 투자자 대부분은 초고액자산가(VVIP) 고객들로 알려졌다.
이후 홍콩 부동산 시장의 위축, 코로나 사태로 인한 오피스 수요 감소,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해당 펀드의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진 상황에 처했다. 이에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조성한 펀드 자산의 90% 내외에서 상각 처리하기로 했다.우리은행은 자사가 판매한 홍콩 오피스 관련 사모펀드 투자자들과 자율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