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전월 대비 1조원 가까이 늘며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79조2209억원으로 전월 대비 9755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지난 5월부터 3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증가세를 보면 5월 1431억원, 6월 6332억원 7월 9755억원으로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은 ‘주택담보대출’로 분석된다. 주택 관련 규제가 완화되고 대출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담대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512조8875억원으로 전월(511조4007억원) 대비 1조4868억원 증가했다.
문제는 ‘금리’다. ‘영끌족’이라는 개념이 한참 유행하던 당시인 2020~2021년에는 기준금리가 1% 미만으로 내려가면서 대출금리가 낮아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했지만, 2023년 현재 기준금리는 3.50%로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이전보다 훨씬 큰 상태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출금리도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준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 기준)는 연 4.08~6.06%로 집계됐다.
6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눈에 띄던 3%대 주택담보대출도 2개월 만에 사라졌다. 대다수 차주에게 적용되는 하단금리 기준으로 보면 현재 금리는 6월 초(연 3.91~6.15%) 대비 0.17%p가 오른 셈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건전성 지표에도 불안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연체율이 대표적이다. 지난 6월 말 연체율은 국민(0.13%→0.23%), 신한(0.19%→0.27%), 하나(0.19%→0.28%), 우리(0.18%→0.20%), 농협(0.18%→0.35%) 등 5대 은행 평균 0.28%로 작년 6월 말(0.17%) 대비 0.09%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이 신용대출 하락분 이상으로 늘어나며 가계대출이 두 달 연속 늘었다”며 “수신금리도 함께 오르는 상황이다 보니 대출금리도 점차 증가세를 그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