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비 급등에…올해 근원물가 상승률 외환위기 후 최대

외식비 급등에…올해 근원물가 상승률 외환위기 후 최대

기사승인 2023-08-07 10:33:40
연합뉴스

날씨·유가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근원물가’가 외환위기 이래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최근 소비자물가지수 하락세에도 외식 물가 상승세가 누적되면서 장기적 물가 추이가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다는 분석이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7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누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올랐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7월 6.8%를 기록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7월(4.2%)과 비교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날씨 등 계절적 요인에 큰 영향을 받는 농산물과 국제 유가 변동에 취약한 석유류 관련 품목을 제외하고 산출된다. 총지수에 비해 등락 폭이 크지 않아 물가 변동의 장기적인 추세를 보여주는 근원물가지수 산출에 활용된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 상승률은 외환·금융위기 때를 제외하고, 통상 1∼2% 내외에 머물러 왔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한풀 꺾인 2021년 말부터 전년 동월과 비교해 상승 폭이 커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1월 전년 동월 대비 3.0%까지 올라선 상승률은 1년 만인 올해 1월 5.0%까지 치솟았다. 이후 상승 폭은 줄고 있지만 속도가 더딘 탓에 지난 3월(4.8%)에는 2년여 만에 소비자물가 총지수(4.2%)를 추월했다. 해당 지수 간 격차는 매달 커지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석유류 물가의 역대급 감소세로 2%대에 머물고 있다.

근원물가의 가파른 증가세는 외식 물가를 비롯한 높은 서비스 물가가 주 요인으로 꼽힌다. 통계청 관계자는 “물가 상승 기여도 측면에서 보면, 외식 물가를 중심으로 개인 서비스 분야의 기여도가 큰 편”이라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여파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근원물가 상승 폭이 최근 다소 좁혀지긴 했으나, 서비스 소비가 늘고 있어 앞으로 상승률이 더 낮아질지 장담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동향팀은 지난 6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근원 인플레이션의 향후 경로와 관련해선 상방(인상) 리스크가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목표 수준(2.0%)을 웃도는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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