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을 포함한 대기업들이 태풍 ‘카눈’ 북상을 대비한 잼버리 참가자 숙소 확보를 위해 비상 태세에 돌입했다. 정부 지침에 따라 전북 부안군 새만금에 체류 중인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참가자들이 오늘 오전 10시부터 서울과 수도권으로 이동할 예정인 가운데, 대기업들은 인력 수급 등 숙소 문제로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잼버리 참가자들의 숙소 확보와 관련해 일부 대기업을 비롯한 30대 그룹의 연수원까지 거론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재계 측과 긴급 회의 소집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정부는 스카우트 대원들이 묵을 숙소로 서울·경기도 소재 공기업 및 민간기업 연수원, 구청 체육관 등을 물색 중이다. 그러나 새만금에 체류 중인 약 170개국 3만7000여명의 인원을 당장 수급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기업들은 이번 잼버리 논란이 엑스포까지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새만금 잼버리는 개막 초기부터 폭염에 따른 온열 질환자 속출과 부실 운영, 성범죄 논란으로 질타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에 영국 대표단은 조기 퇴소의 뜻을 밝혔고 미국 역시 철수를 결정했다.
코로나 이후 열리는 대규모 행사인 만큼 큰 기대를 모았지만 허술한 관리와 대책으로 국가 망신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대통령실 차원에서 대한상의를 통해 긴급하게 대기업 연수원으로 3만여명이 넘는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숙소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 10대 기업에서 시작해 30대 기업까지 연수원 찾기 논의가 확대되고 있으며, 엑스포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정부가 국익 차원에서 이미지 만회를 도모하려 하는 듯 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한상의 측은 각 기업들에 직접 관여하고 있지 않다는 일관된 주장을 내놨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대기업에서 각자 회의를 해서 의견을 주면 취합하고 있으며 (소집 관련해) 정해진 건 없다”며 “각 기업들이 숙소를 알아보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대한상의에 잼버리 숙소에 대한 논의가 오고 간 것은 알고 있다는 입장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내용은 없으며 공식적인 입장은 밝힐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대통령실은 태풍 카눈이 이번주 국내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지난 6일 관계장관들과 스카우트 대원 안전 확보를 위한 ‘플랜 B’ 논의에 들어가 한국스카우트연맹과 협의해 새만금 야영장 철수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156개국 참가자 3만6000여명은 8일 오전 10시부터 순차적으로 새만금 야영지를 떠난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