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에서 일하는 직장인 이모(34·여)씨의 온라인 지도 어플에는 ‘버킷리스트’가 있다. 소문난 맛집부터 관광명소, 박물관 등 가고 싶은 장소를 하나씩 담아뒀다. 총 807곳이다. 이씨는 이 중 170곳을 방문, 기록해 뒀다. 휴가철에도 어플 추천에 따라 가고픈 명소를 새롭게 추가했다.
네이버맵과 카카오맵 등 온라인 지도 플랫폼의 활용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길찾기·정보확인에 더해 재미를 얻기 위해 사용하는 젊은 층도 늘어나고 있다.
12일 카카오와 네이버는 온라인 지도 서비스에서 각각 물놀이·해수욕장·계곡 또는 가볼 만한 곳 등을 이용자 기반에 맞춰 추천하고 있다. 각각 탭을 누르면 주소와 사진, 리뷰 또는 별점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놀거리, 명소, 취미생활, 아이와 함께 등 세부적으로 장소가 분류돼 있다. 어린이날 등 특정 시기에 맞춰 추천 탭이 달라지기도 한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핫플’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는 이용자의 검색과 클릭, 저장, 리뷰 등의 정보를 종합해 지도에 ‘관심지역’을 살구색으로 표기했다. 이용자들이 자주 찾거나 리뷰하는 장소들이 모인 곳을 파악, 지도 위에 구현한 것이다.
지도 어플 추천 기능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서울 종로의 직장인 구영하(34·여·가명)씨는 “약속 장소 인근에 아는 식당이나 카페 없을 때 추천 기능을 통해 맛집을 찾는다”며 “미리 지인들과 장소를 공유해 별점을 살펴보고 장소를 정하니 실패할 확률도 낮다”고 말했다. 부산에 거주하는 하모(33·여)씨도 “처음 가는 지역이라도 효율적으로 행선지를 추릴 수 있어 편리하다”며 “일목요연하게 주변 상권을 살펴볼 수 있다”고 했다.
온라인 지도는 예약·주문·리뷰 등이 한 번에 가능한 올인원 플랫폼으로도 변화 중이다. 네이버맵 어플을 통해 음식점·카페·미용실 등에 예약 또는 주문이 가능하다. 상점뿐만 아니라 SRT 예매,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검사소·국립수목원 방문 등도 예약할 수 있다. 카카오맵도 일부 음식점 등에 예약 기능을 연계해놨다.
어플을 통해 예약 기능을 자주 사용한다는 정모(32·여)씨는 “평소 가고 싶었던 식당이나 미용실 예약 가능한 시간 등을 한눈에 쉽게 체크하고 할 수 있어 편하다”며 “때로는 할인도 돼서 일석이조”라고 이야기했다.
재미 요소도 더해졌다.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맵 활성 사용자와 장소 후기가 증가하는 추세다. 카카오는 지난 5월 카카오맵 레벨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용자 활동에 따라 레벨과 캐릭터를 부여하는 서비스다. 후기 작성, 장소 제안, 즐겨찾기 그룹 생성 등의 활동을 하면 레벨이 올라간다. 지난 3일부터는 레벨업 챌린지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일부 이용자들이 매긴 ‘별점’을 확인하는 것도 재미를 더한다. 일례로 카카오맵에서는 조선왕조의 왕릉마다 이용자들이 역사적 평가에 따른 별점을 매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경기 여주의 세종대왕릉인 영릉은 4.8점, 반면 선조의 왕릉인 경기 구리 목릉의 별점은 1.2점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