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외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과 지원율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율은 2.8%에 그쳐 젊은 의사들의 필수의료과 기피 현상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2023년도 하반기 과목별 전공의 지원율’에 따르면, 올 하반기 인턴 및 레지던트 1년차 전공의 모집 결과 소아청소년과는 143명 모집에 지원이 4명(2.8%) 그쳤다. 이마저도 지원자들은 모두 수련병원으로 서울 소재 병원을 택했다.
이는 소아과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었다. 필수의료과 모두 지원자가 극히 적었다. 흉부외과는 30명 모집에 1명(3.3%), 산부인과는 52명 모집에 4명(7.7%), 외과는 72명 모집에 5명(6.9%), 응급의학과는 40명 모집에 3명(7.5%)이 지원했다.
반면 인기 과목으로 분류되는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성형외과 등은 지원율 100%를 충족했다. 일부 과에선 모집 인원보다 훨씬 더 많은 지원자가 몰리기도 했다.
정형외과의 경우 9명 모집에 32명이 몰려 지원율이 355.6%에 달했다. 재활의학과는 7명 모집에 27명이 지원해 지원율 385.7%를 기록했다. 피부과도 1명 모집에 2명이 몰렸으며 5명을 모집한 성형외과는 16명이 몰려 320%의 지원율을 보였다. 2명을 모집한 영상의학과도 2명이 지원해 정원을 채웠다.
그간 보건복지부는 ‘필수의료 지원대책’, ‘소아의료체계 개선대책’, ‘제4차 응급의료 기본계획’ 등 필수의료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각종 지원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이 의원은 이들 대책에 대해 “계획만 앞세운 땜질식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정부 대책 중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들의 문제를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이 부재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전공의 연속근무 개선책과 의료사고 부담 완화 등 전공의 관련 세부대책은 계획만 있을 뿐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기피현상이 심한 필수의료 과목을 집중 지원하겠다는 메시지를 준다는 차원에서 전공의 수련보조수당을 재도입하거나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책임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