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중국발’ 경기침체 우려…“본질은 민간 소비심리 악화”

커지는 ‘중국발’ 경기침체 우려…“본질은 민간 소비심리 악화”

기사승인 2023-08-25 14:32:18
하늘에서 본 여의도 증권가.   사진=박효상 기자
중국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며 국내 수출과 글로벌 기업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25일 ‘경기전망 보고서-글로벌 제조업 경기 평가 및 우리 경제에 대한 시사점’에서 “중국 투자가 1% 감소하면 한국 국내총생산(GDP)는 0.09%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또 중국 투자가 1% 감소하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GDP는 2년 후 약 0.0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중국 충격이 전 세계 127개 국가들의 GDP에 미친 영향(1995~2021년)을 분석한 결과다.

특히 아시아(-0.13%)와 아프리카(-0.15%) 국가들의 GDP 감소폭이 미주(-0.03%)나 유럽(-0.02%) 국가들에 비해 컸다.

증권가에서도 부정적 전망이 나왔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우려의 본질은 정부의 부양정책에도 민간 심리 개선이 없다는 점”이라며 “사람들이 심리 악화로 빚을 쓰지 않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이미 지난 7월 정치국 회의에서 ‘부동산은 주거용이지 투기나 투자 대상이 아니다’는 문구를 삭제하는 등 부동산 부양 의지를 시장에 보여줬다”면서 “그럼에도 민간 심리가 지속해서 악화해 소비 부진과 부동산 경기회복 지연으로 이어지며 정책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중국 경제의 문제는 “단순히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디폴트 가능성이 아니라 레버리지(차입)를 통한 성장의 한계”라며 “중국 정부가 사회를 구조조정하고 새로 동력을 찾는 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부채 리스크로 인한 경기 둔화 압력은 국내 주력 수출지역인 중국은 물론 아세안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하반기 강한 경기부양책이 실시되지 않는 한 중국과 아세안 지역의 수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연말까지 국내 수출 증가율은 마이너스 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며 “무역수지 역시 안정적 흑자기조 전환이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다만 금융당국은 우려가 과하다는 입장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2일 중국 부동산 리스크 관련 유관 기관들과 대책회의를 연 자리에서 “최근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미국의 긴축 장기화 우려, 중국 경제 부진 가능성 등 대외요인이 부각됨에 따라 발생한 현상”이라면서 “우리경제와 금융시장의 안정적인 펀더멘털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만큼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했다.

같은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중국 정부의 대응능력 등을 감안할 때, 최근 비구이위안(Country Garden), 시노오션 등의 이자 미지급으로 촉발된 중국 부동산 시장 불안이 중국 금융시스템 전반의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 부동산 부문이 중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중국의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중국경제 전반에 걸친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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